[기업]롯데 몸집 불리기 “눈에 띄네”

  • 입력 2002년 9월 24일 17시 38분


롯데그룹의 ‘확장 경영’에 재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올 들어 미도파, TGI, 옛 한일은행 본점 건물을 인수했고 동양카드, 현대석유화학 인수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또 그룹의 ‘텃밭’인 유통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불붙은 사업 다각화〓롯데의 동양카드 인수는 이번 주 안에 마무리될 전망. 대금은 163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주 인수 계약을 하고 11월부터 카드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면서 “백화점 카드 회원이 450만명인 데다 그룹의 주력이 백화점 호텔 등 소비업종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은 유화업계 1위인 LG화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달 초 현대석유화학 입찰에 참여했다.

이 밖에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업을 위한 ‘뱅크@롯데’(가칭)를 곧 설립한다. 계열사로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을 물류 및 금융거점화하기 위한 포석. 롯데는 이와 함께 물류시스템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유통 왕국을 세운다〓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는 5월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미도파를 582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점포 4개를 새로 연 데 이어 내년에 추가로 2개를 개설해 관련 업계 2위인 현대(내년 말 현재 14개)와의 격차를 7개로 벌릴 예정. 또 할인점 업계 2위로 30개 점포를 가진 롯데마트에도 매년 5000억원 안팎을 투자하고 있다.

롯데는 16일 롯데백화점 본점 옆의 한일은행 옛 본점 건물도 1230억원에 인수했다. 한국 최고의 ‘금싸라기 땅’인 서울 중구 소공동 일대 1만1000여평에 ‘롯데타운’을 세운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에 앞서 5월에는 패밀리레스토랑 1위 업체인 TGI프라이데이스를 501억원에 인수했다. 패스트푸드 1위 업체인 롯데리아에 이어 외식업계를 ‘평정’한 것.

또 서울 잠실의 제2 롯데월드를 지상 112층, 높이 524m의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설계 변경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부산에도 107층짜리 롯데월드를 건설하고 있고 중국 베이징(北京)시 차오양(朝陽)공원에 5조 규모의 중국 롯데월드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롯데의 ‘공격 경영’은 탄탄한 재무구조에서 비롯된다. 롯데는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이 76.0%로 3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낮았다. 또 33개 계열사 중 17개사가 차입금보다 예금이 많은 알짜 기업이다. 따라서 투자에 필요한 돈을 다른 그룹보다 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경제계에서는 분석한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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