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전자 내년 6조원 투자”…‘월드베스트전략’ 수립

  • 입력 2002년 9월 18일 17시 37분


삼성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두 5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내년에는 6조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18일 서울 한남동 소재 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이 예상된다”면서 “핵심사업과 핵심기술개발, 핵심인재 등에 과감한 투자를 실시해 성장 잠재력을 키워 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회의에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 계열사별로 5∼10년 중장기 경영계획을 확정하고 제품별로 차별화된 ‘월드베스트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모바일 시장의 확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전기가 끊어져도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메모리)의 비중을 현재의 16%에서 2005년에는 34%, 2010년에는 4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역시 10인치 이상 대형시장에서의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유지해 1위를 고수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 10%로 3위인 휴대전화는 카메라, 컬러, 스테레오음향 등을 접목한 고급제품을 계속 개발해 2005년까지 시장점유율 14%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부품업체인 삼성SDI는 브라운관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2차전지, PDP, 유기EL 등의 ‘첨단 디지털기술 업체’로 변신하기로 했다.

사장단은 최근 정보기술(IT)산업 불황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세계 전자시장은 올해 1조6000억달러 규모에서 2010년에는 2조6000억달러로 연평균 6.3%의 안정적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가 연평균 10.7%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고, 정보통신 8.1%, 디지털미디어 6.3%, 전자부품 4.5%, 생활가전 2.3%의 성장을 전망했다.

한 달여간 ‘일본 경영구상’을 마치고 8월 중순 귀국한 후 이날 첫 사장단회의를 주재한 이건희 회장은 “준비하지 않는 기업에는 기회가 와도 소용이 없다”는 ‘준비경영론’을 다시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부회장,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과 이윤우(李潤雨) 디지털디바이스네트워크 총괄 사장을 비롯한 전자계열사 사장 등 모두 23명이 참석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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