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중소기업들, 해외서 인정받아 '금의환향'

  • 입력 2002년 8월 21일 17시 53분


극세사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은성코퍼레이션 직원들이 미세먼지까지 차단되는 클린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극세사 행주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 은성코퍼레이션
극세사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은성코퍼레이션 직원들이 미세먼지까지 차단되는 클린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극세사 행주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 은성코퍼레이션
탄탄한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은 뒤 한국시장에 눈을 돌려 금의환향(錦衣還鄕)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넓은 시장을 상대로 승부를 걸어 쌓은 영업력과 기술력으로 국내에서 새 시장을 만드는 것.

머리카락 100분의 1 굵기의 극세사 섬유제품을 만드는 은성코퍼레이션은 전세계 극세사 제품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3, 4위 기업이다.

이 회사가 처음 문을 연 1992년 이영규 사장은 집을 담보로 5000만원을 빌려 사업을 시작, 극세사로 만들어 세제가 필요 없는 행주를 개발했다.

이 사장은 제품 샘플과 설명서를 들고 일찍부터 환경보호에 눈을 뜬 유럽시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전세계에 월 25억원어치의 극세사 생활용품을 수출하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은성은 이제 해외시장에서 쌓은 인지도와 고정 매출을 기반으로 국내 고급 목욕용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목욕가운, 타월 등 극세사로 만든 제품을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전국 12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락앤락’이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밀폐형 식품용기를 만드는 하나코비도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은 회사다. 이 회사는 투명하고 잘 휘는 폴리프로필렌을 재료로 가볍고 밀폐가 잘 되는 용기를 개발했다.

제품을 시판한 97년 말 내수시장이 외환위기로 몸살을 앓을 때 이 회사는 미국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세계 최대 쇼핑채널인 미국 QVC에 방송될 때마다 매진을 거듭해 국제적인 히트상품이 됐고 작년에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세계 40여개국에 8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국내 리필 잉크업계 선두기업으로 자리잡은 잉크테크 역시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92년 리필 잉크업계에 뛰어든 이 회사는 국내에는 잉크젯 프린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아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힘을 쏟았다.

‘컴덱스’와 같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전시회가 열릴 때마다 제품을 전시한 덕분에 외국에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현재 99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1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93년에 설립된 반도체 장비업체 선양테크도 외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인텔, 지멘스, 필립스 등 외국 유명 기업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회사 규모를 키웠다. 지금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화상용 반도체를 생산하면서 소자산업에도 진출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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