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실채권 회수엔 성과급이 특약”

  • 입력 2002년 6월 16일 22시 46분


‘성과급을 주면 확실히 달라진다.’

우리금융 자회사의 부실채권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우리금융자산관리회사(AMC)의 회수실적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금융AMC는 작년 12월 우리은행의 ‘악성 빚’을 넘겨받아 은행이 직접 회수할 때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우리금융AMC는 우리금융 자회사가 갖고 있던 부실채권 4조1500억원을 장부가의 18.8%인 7800억원에 인수했다. 1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며 올해 인수가액의 50%를 현금으로 회수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5월 말 현재 벌써 38%(3000억원)를 챙겼다.

과거 은행에서 부실채권을 끌어안고 있을 때보다 효율성이 훨씬 더 높아진 것으로 ‘부실채권 처리는 전문가그룹인 AMC에 맡기고 은행은 우량자산으로 영업력을 키워간다’는 지주회사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비결은 철저한 성과급제〓우리금융AMC 직원들은 연초에 성과급에 관한 계약을 한다. 연중에는 기본적인 성과급만 받고 실적에 따라 연말에 추가로 성과급을 받게 된다. 각 직원은 회수목표를 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연봉의 20∼10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반면 목표금액의 70%에 미달하면 연봉이 깎인다.

담보채권을 회수할 때 은행은 대체로 담보 부동산을 팔기 위해 법원에 경매를 신청한다. 그러나 법원경매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번 유찰될 때마다 입찰가격이 급락한다.

AMC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인수자를 찾아 나선다. 직원들은 “이 빌딩은 아주 좋은 투자처인데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일정가격만 주면 경매를 취소하고 수의계약을 하겠다”며 투자자를 설득한다는 것.

우리금융AMC 김영수(金榮洙) 부사장은 “원매자를 발굴하면 법원 경락가보다 15% 이상 비싸게 팔 수 있다”며 “경험이 누적되면 리모델링 등을 통한 담보물 가치 제고, 채무자의 은닉재산 추적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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