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예산요구액 140조…올 예산보다 28조 많아

  • 입력 2002년 6월 7일 18시 29분


정부 각 부처의 2003년 예산요구액이 14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기획예산처는 내년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예산투입을 줄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부처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기획예산처는 7일 54개 중앙관서의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요구액은 모두 132조6000억원으로 올해 예산 105조9000억원보다 25.2% 많다고 밝혔다.

일반회계에 재정융자특별회계(재특)를 포함시킨, 가장 일반적인 재정규모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앙관서의 요구액은 140조5000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25.5%(28조5000억원) 많다.

기획예산처 정해방(丁海昉) 예산총괄심의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7∼9%)에 비춰 120조원을 넘지 않도록 짤 방침”이라며 “요구액 중 20조원가량을 깎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상규(任祥奎) 예산실장은 이와 관련, “내년엔 적자국채 발행을 중단하는 데다 올해와 같은 공기업 매각에 따른 수입도 없기 때문에 올해보다 7조3000억원 규모의 세입이 줄어들게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부처가 요구한 신규사업 예산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국공립대 강사 4000여명에게 월 200만원씩 지원하고 △이공계열 대학원생에게 3000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

이 밖에 탈북자의 정착지원 예산 요구액이 올해 150억원에서 331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공동묘지를 정비하려는 지방자치단체에 121억원을 지원하는 사업도 포함됐다.

올해 예산과 비교해 예산요구 증가율(일반회계 기준)이 가장 높은 부처는 중앙인사위원회(399%)이고 여성부(154%) 식품의약품안전청(133%)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국방부는 7일 2003년도 국방예산 요구안을 올해보다 12.7% 늘어난 18조4444억원 규모로 편성, 기획예산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내년 국방예산안은 군 전력 투자비가 올해보다 14.9%가 늘어난 6조2903억원이며 경상운영비는 11.6%가 증가한 12조1541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군 전력투자 부문에는 공군의 경우 차기전투기(FX)로 결정된 F15K의 도입예산 4918억원 등 총 19개 사업에 1조2672억원이 반영됐고 해군은 70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Ⅲ) 도입 사업 등 26개 사업에 1조330억원이 책정됐다.

또 대통령 전용헬기 도입과 화생방 방호사령부 창설, 휴대용 대공유도탄 등 24개 신규사업에 3084억원이 반영됐다.

이 밖에 군인 대학생 자녀의 학비보조 수당을 신설하고, 장병 급식비를 현행 1일 4380원에서 4849원으로 인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 국방예산안의 특징은 전력투자 비율을 현행 33.5%에서 34.1%로 높이고 국내총생산(GDP) 중 국방예산 비율을 현재 2.8%에서 3%로 늘린 것이다”고 말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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