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빅딜통합 3개사 “흑자 궤도에”

  • 입력 2002년 5월 13일 18시 16분


외환위기 이후 중복투자 해소를 위해 통합했던 ‘빅딜’ 업체 가운데 철도차량과 항공기, 선박엔진 산업의 업체들이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고 있다.

로템(철도차량), 한국항공우주산업, HSD(선박엔진) 등 업체들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적자누적으로 빅딜의 대표적 실패사례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거듭나 세계 상위업체를 노리고 있다.

99년 7월 현대 대우 한진중공업 등의 철도차량 사업부문이 통합한 ‘빅딜 1호’ 로템(구 한국철도차량)은 ‘한 지붕 세 노조’의 노사분규와 경영권 다툼으로 외자유치에 실패하고 적자가 누적되는 등 한때 ‘빅딜 문제아’로 전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이 대우의 지분(39%)을 인수해 경영권을 안정시킨 후 올해 회사 이름을 ‘로템’으로 바꾸고 공격적인 경영을 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적자가 누적된 옛 한진의 부산공장을 정리한 것이 부채를 줄이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됐다.

경영이 안정되면서 수주량도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6월 인도에서 전동차 240량(2억4000만달러)을 따낸 것이 전부. 그러나 올해는 수주가 확정됐거나 확정적인 해외 입찰이 그리스에 전동차 102량(1억3000만달러)을 수출키로 하는 등 5건에 4억 달러가 넘는다.

이 회사 박성수(朴盛壽) 홍보부장은 “과거 3개사의 과잉경쟁에 따른 저가수주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부진이 문제였으나 이제는 걸림돌이 없어졌다”며 “2005년에는 철도차량 분야에서 세계 4위 업체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템은 최근 ‘한국형 고속전철 1호차’ 개발과 생산을 마친 데 이어 고속전철 차량의 동력차 및 동력객차도 수출할 계획이다.

99년 10월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의 항공사업부문이 통합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0년까지 세계 10위권 항공우주업체로 성장한다는 ‘더블텐(10-10)’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경상이익은 지난해 처음 30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올해는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600억원 적자에서 114억원 흑자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업체는 이르면 다음달 국내 기술로 최초 개발한 초음속 항공기인 ‘T50 고등훈련기’ 시험비행을 할 계획이다. ‘T50 프로젝트’는 국방부로부터 2011년까지 100여대(20억∼30억달러)를 이미 주문받아 항공기 개발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우주산업’도 지난해 6월 서산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적자사업이던 B717 항공기 제작사업을 포기한 것이 구조조정의 분수령이 됐다.

99년12월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선박엔진 부문이 합병한 후 2000년 8월 대우조선공업이 지분 참여한 HSD. 이 회사의 생산량은 통합 전 연간 176만마력에서 2001년 385만마력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수익성 높은 품목만 가려서 수주할 정도로 경영이 안정됐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빅딜 3사’의 매출액 추이
 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HSD
2000년3,6267,1554,154
2001년5,9978,3115,991
2002년12,0009,1805,788
2002년은 추정치. HSD 2002년 매출은 선별수주에 따라 낮게 잡음.
자료:산업자원부,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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