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법인세 19조 사상최고”…국세청 전망 작년 불황불구

  • 입력 2002년 4월 18일 18시 17분


올해 법인세 수입이 무척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사상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국세청은 표본조사를 통해 12월말 결산법인 27만7264개사가 3월에 신고한 2001년 귀속분 법인세를 추계한 결과 지난해보다 17%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18일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연간 법인세 수입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0년으로 17조8784억원이 걷혔다”면서 “신고 결과를 토대로 추산하면 올해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이 작년 한 해 동안 거둬들인 법인세는 모두 16조9679억원. 연간 법인세 기준으로 17%가량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올해 법인세 수입 예상액은 19조8524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연간 법인세 수입에는 이번 신고분 외에도 원천징수분, 중간예납액(12월말 결산법인의 경우 올해 8월 납부), 결산시기가 12월말이 아닌 법인들의 법인세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17% 상승률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12월말 결산법인이 차지하는 세액이 총세액의 91%에 이르고, 중간예납액은 3월 신고분의 절반을 내도록 돼 있으며, 올해 초부터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도 17% 안팎 증가는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작년 귀속분 법인세가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정부는 몹시 ‘의외’라는 반응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9월 ‘2002년 국세 세입안’을 짜면서 올해 법인세 예산을 지난해 징수실적에도 못 미치는 16조2875억원으로 정했다. 올해 법인세를 내는 기준인 ‘기업의 작년 영업실적’이 불경기로 인해 좋지 않아 법인세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신고액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저(低)금리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예년에는 많은 기업이 이자비용 때문에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에는 금리가 낮아 이자를 내고도 충분히 수익을 냈다”면서 “구조조정으로 대기업들이 부실사업 부문을 많이 정리한 점도 법인세가 늘어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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