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강세장 주식투자]“지수 의식말고 종목 위주로”

  • 입력 2002년 3월 19일 17시 14분


대전에 사는 L씨(여)는 작년 4·4분기에 3000만원을 30억원으로 만들었다. ‘9·11테러’로 많은 사람들이 공포감으로 주식을 내다팔아 주가가 폭락할 때 주가상승을 예상하고 주가지수 콜옵션과 가치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우량주를 사들인 덕분이다. 그러나 L씨는 올들어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약세장에서 펄펄 날던 그녀도 시장 흐름이 대세상승으로 바뀌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탓.

올들어 종합주가지수가 6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위에서는 주식투자로 돈 벌었다는 얘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줄기차게 오르던 주식도 내가 사면 곧 하락세로 돌아서고 참다 참다 못해 갖고 있던 주식을 팔고 나면 반등합니다. 꼭 신(神)이 나만 골탕먹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울산 J씨)

개미(투자규모가 작은 개인투자자)들이 강세장에서도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은 투자 방법이 서툴기 때문. 동양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강세장에서는 오르는 주식이 더 오를 확률이 높으며, 상승 중인 주가는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한 계속 오르는 관성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밝혔다. 시카고투자컨설팅 김지민 박사는 “상승장에서는 고점을 예측하려고 하지 말고 끝까지 갖고 있다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을 확인한 뒤 팔아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 화두는 상승할 수 있는 우량주를 찾는 일.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은 “올해는 숲(종합주가지수)보다는 나무(이익이 많이 나는 종목)를 중시하는 종목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피데스투자자문 송상종 사장은 “상상력을 발휘해 다음에 주가가 오를 만한 주식을 발굴한 뒤 주가가 많이 올라 애널리스트가 분석보고서를 내놓을 때 팔아야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투자연구회는 최근 발간된 ‘한국형 가치투자전략’이란 책에서 “2%부족할 때가 히트를 치면 롯데칠성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하고, 자동차를 사려고 신청해도 3∼4개월 기다린다면 자동차 관련 주식에 관심을 기울이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제부터는 목표수익률을 ‘더블’에서 30∼40%로 낮춰 잡는 것도 중요하다. “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나 추가상승 여력은 지금까지보다 적을 것”(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이기 때문. 주식 공부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공부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면허없이 운전하는 것처럼 대형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많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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