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법조계, 한국 법률시장 '탐색전'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17분


국내 법률 서비스 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 법조계가 한국 시장에 대한 ‘탐색전’에 들어갔다.

영국 변호사협회 데이비드 매킨토시 회장 일행은 18일 한국을 방문,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21세기 로펌의 발전과 운영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었다.

영국은 한국의 법률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경우 미국과 함께 한국을 공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 변호사 숫자로는 세계 최대인 클리퍼드 찬스 등의 대형 로펌을 갖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영국인 일행에는 클리퍼드 찬스와 리처드 벌터 등에 소속된 변호사들이 포함돼 있다.

한 국내 변호사는 “공식적으로는 세미나 개최라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한국 법률시장 조사 목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킨토시 회장 일행은 실제로 세미나 참석 외에도 국내 로펌과 법조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는 등 활발한 접촉을 벌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미국의 대형로펌인 밀뱅크의 멜 임머구트 회장이 한국을 찾는 등 외국 법조계 인사들의 한국 방문이 최근 잦아지고 있다.

법률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출범한 뉴라운드에서 3∼5년 간의 논의 과정을 거쳐 개방하기로 합의된 분야.

현재 쟁점은 한국내에서 외국 자본에 의한 국내 법률사무소 설립과 국내 변호사의 고용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다.

미국과 영국 로펌은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들보다 규모가 영세한 국내 로펌들은 “그럴 경우 외국 자본에 의한 무차별 잠식이 진행될 것”이라며 ‘점진적이고 신중한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대한변협 통상교섭본부 등과 협의해 올해 상반기 안으로 협상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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