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기업 인사 연기 업무차질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8시 10분


대기업들이 연말에 실시하던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 인사를 내년 2, 3월 정기 주주총회 전후로 미루면서 일선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현대차 등 대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소액주주들이나 외국인투자자들의 눈길을 의식해 등기이사 선임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뒤에 임원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실무자들은 이처럼 임원 인사가 늦어지면서 “해외영업 활동이 위축되고 투자집행을 위한 임원 결재를 받기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사장단 등 등기이사의 인사를 내년 3월 주총 선임을 거쳐 실시한다는 계획 아래 현재 계열사별로 임원에 대한 인사평가를 진행중이다. 삼성은 평가결과가 나오는 대로 계열사별로 내년 주총 때 사장단 인사에 맞춰 전체 임원 인사를 실시하거나 사장단과는 별도로 1월말∼2월초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LG도 등기 및 비등기이사를 포함한 전체 임원 인사를 내년 3월 주총에 맞춰 실시하기로 이미 방침을 정했다.

LG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은 업무 공백을 우려해 정식 발령을 내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들에게 내정 사실만 알려주는 ‘내정제’ 인사를 실시했거나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지금까지 12월에 정기 인사와 성과급 지급을 실시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12월 사업실적을 결산한 후 이듬해 연초에 실시하는 것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노사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1월말에 사장급 이하 인사를 단행할 예정. 소폭이 될 것으로 예상돼 업무 공백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한해 일거리 수주의 대부분이 1, 2월에 주로 이뤄진다는 특성 때문에 인사 지연에 따른 영업 차질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원 인사가 늦춰지면서 내년 초 해외영업 활동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도 “인사를 앞두고 자신의 거취가 어찌될지 모르는 임원들이 투자집행 등의 중요한 결재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치영·박정훈기자>higgledy@donga.com

주요 그륩 인사 시기 및 규모
-규 모시 기
삼성삼성전자 임원 30% 퇴직 등
대폭 물갈이
2월초
LG등기 및 비등기이사를 포함
한 전체 임원
3월 주총 전후
SK상당수 임원 교체 등 대폭3월 주총후
현대차소폭1월말∼2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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