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코냑]하인-레미마르탱-헤네시 세계3대 메이커 꼽혀

  • 입력 2001년 12월 6일 17시 31분


은근하면서 깊은 맛, 코끝을 간질이는 향기….

‘매혹의 술’ 코냑은 유난히 마니아들이 많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품이 많기 때문이다.

코냑은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의 한 종류. 특히 프랑스 남서부 해안 코냑지방에서 생산되는 브랜디를 코냑이라고 하고 신맛이 강한 와인으로 만드는 그랑 상파뉴지역 코냑을 최고로 친다. ‘코냑의 친구는 시간이다’란 말처럼 코냑은 오크통 속에서 오래 숙성돼야 제맛과 빛깔을 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알려진 가장 비싼 코냑은 지난달 국내에 처음 선보인 ‘탤런트(talent)’. 프랑스 코냑 제조업체인 하인코냑이 만든 ‘탤런트’는 프랑스 현지가격이 1000만원 정도이며 국내 판매가격은 관세를 포함해 1200만∼1300만원 수준이다.

탤런트가 이처럼 비싼 것은 그랑 상파뉴 지역에서 재배되는 최고급 포도만을 사용하기 때문. 기존의 고급 코냑들은 그랑 상파뉴 지역 포도를 50% 정도 사용한다. 탤런트는 단 한방울 만으로도 입안 가득히 전해지는 우아한 부드러움과 마지막까지 길게 이어지는 여운이 특징이다.

병마다 수작업으로 고유번호가 조각돼 있는 탤런트는 1년에 20병만 팔기 때문에 일반인은 구경하기조차 힘들며 주로 세계 유명인사들의 소장용으로 유명하다.

탤런트는 당초 하인코냑의 설립자인 영국인 토머스 하인의 프랑스 정착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인코냑은 현재 40여년간 영국 황실에 코냑을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가장 좋아했던 술도 탤런트라고 알려져 있다.

수년 전 외유에 나선 국회의원들이 샀다고 해서 유명세를 탄 ‘루이13세’는 세계적인 코냑의 명가(名家) 레미마르탱의 최고급 코냑이다.

국내 판매가격이 330만원 안팎인 루이13세는 그랑 상파뉴 지역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유니프랑종 포도로 빚어낸 포도주를 증류해 만들었다. 생산량이 워낙 적어 각국에 소량씩 배정해 판매한다.

다른 코냑은 흔히 고급임을 나타내기 위해 술병에 ‘VO(Very Old)’ ‘VSOP(Very Superior Old Pale)’ ‘XO(Extra Old)’ 등 주령을 표기하고 있지만 루이 13세는 이런 표시가 없다. 다른 술과 비교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자존심 때문이다.

크리스털로 만든 병 목부분에 14K 도금 또는 진짜 14K 금장식이 둘러져 있고 병과 뚜껑, 케이스 등 세 군데에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이 세 군데의 번호가 일치해야만 진품으로 인정받으며 병마다 진품보증서가 함께 따라다닌다.

세계 3대 코냑 메이커인 헤네시(Hennessy·프랑스어 발음 에네시)의 ‘리처드 헤네시’도 내로라하는 최고급 코냑. 헤네시사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팔린 코냑의 40%를 점할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코냑 왕국’이다.

1765년 헤네시사를 설립한 리처드 헤네시를 기리기 위해 만든 이 코냑은 블랜딩에 사용된 최상급 원액만도 100가지가 넘는 희귀한 코냑으로 어떤 원액들은 200년 이상 숙성된 것도 있다.

리처드 헤네시의 병은 1586년 설립된 유서 깊은 크리스털 제조사인 성 루이스사에서 제작한 크리스털 용기가 사용되고 있다. 코냑 한 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40시간 이상의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역시 판매량이 제한돼 있는 리처드 헤네시의 국내 판매가격은 250만원 정도.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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