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전3사 "빌트인 아파트 잡자" 불꽃 경쟁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8시 39분


가전업체들의 아파트 시장 공략이 거세다.

요즘 건설업체들은 장롱 식탁에서부터 냉장고 세탁기 기스레인지 등 가전제품까지 모두 갖춘(빌트인,built-in) 아파트를 분양하기 때문에 이 분야가 가전업계에 새로운 ‘황금알’로 떠올랐다.

LG전자는 올해 내놓은 빌트인 전용 제품 ‘벨라지오’의 판매호조가 이어지자 미소를 짓고 있다. 이 제품은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드럼세탁기 냉장고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돼 있다. 이탈리아의 ‘톤첼리’같은 최고급 주방가구업체와 연계해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LG전자는 독일 ‘밀레’ ‘가게나우’ 등 수입 명품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고급 빌트인 가전시장에서 올해 10% 점유율을 차지한 뒤 2003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160평 규모로 ‘빌트인 전시장’을 열었다. 수납장 형태의 냉장고 드럼세탁기 전자레인지 김치냉장고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이 30평, 45평, 60평형의 공간에 전시돼있다.

이 회사는 최근 강남 등 재건축이 늘어난 데 주목해 ‘묶음판매’로 공급가를 낮추는 전략을 쓸 계획. 건설회사 및 주방가구사 등과 제휴해 올해 1000억원가량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대우전자는 아직 빌트인 가전을 브랜드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형 고급빌라나 원룸등을 대상으로 싱크대 위에 설치하는 벽걸이형 반찬냉장고를 내놓고 시장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대우는 내년에는 반찬냉장고를 2만대가량 판매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스오븐레인지 등 주로 생산하는 동양매직은 올해 빌트인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500억원 가량의 판매를 기대한다. 대부분은 건설회사와 직접 연계됐지만 앞으로는 가전업체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도 목표는 20% 성장한 600억원가량.

삼성전자 조신형씨는 “소득수준이 오르고 개성을 추구하면서 취향에 맞게 제품을 구성할 수 있는 빌트인 가전 가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현재는 외국 제품이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지만 대형 냉장고에서 한국제품이 외국제품을 밀어냈듯 빌트인 가전시장도 곧 역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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