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전자업체 "가전 없었다면…"

  • 입력 2001년 11월 4일 18시 58분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사업 부문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전자업체들의 수익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호황일 때는 ‘한물 간’ 산업으로 설움 받던 가전사업이 지금은 오히려 전자업체의 ‘돈줄’ 구실을 하고 있는 것.

전자업계가 최근 발표한 3·4분기(7∼9월) 경영실적에 따르면 LG전자의 디지털 가전사업부문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3조90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4% 늘어난 것이다. 이중 내수는 23%, 수출은 34.5% 늘었다.

LG전자의 가전부문 매출 증가율은 최근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정보통신 부문의 신장률 25.9%보다도 더 높은 것.

가전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4분기(1∼3월) 15.5%에서 3·4분기엔 8.4%로 떨어졌지만 정보통신(5.7%), 디스플레이·미디어(4.6%) 부문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4분기에 사상 최악의 영업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생활가전 부문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매출이 2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0억원(9%) 늘었다.

반도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나 줄어든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다만 가전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4분기 15%에서 3·4분기 2%로 뚝 떨어진 점이 아쉽다.업계는 내년부터 디지털 가전 수요가 부쩍 늘어나면 호황 때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