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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9일 2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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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전자는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1억6439만주인 주식을 2370만주로 무상감자하기로 의결했다. 투표에 참여한 9157만주 가운데 찬성은 8514만주, 반대는 643만주로 찬성률은 93%였다.
대우전자 감자안이 시행될 경우 거래는 다음달 29일부터 정지되며 12월26일 재상장된다.
대우전자는 “채권단이 8월 부채 1조460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한 뒤 일부인 4065억원을 이미 출자전환했다”며 “남은 1조535억원 중 3288억원은 감자 후 출자전환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에 이번 감자로 채권단의 추가 출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우전자의 소액주주들은 무상감자를 인정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끝까지 출자전환에 반대하다가 최종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소액주주 운동본부 임용재 대표는 “부결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4400만주 위임받아 왔지만 대우전자측이 신분증이 첨부되지 않은 400만주를 인정할 수 없다는 편법을 사용했다”며 “3월 주총 때와 똑같은 위임장 형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400만주에 대해서도 위임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주주모임 위임장 원본 가운데 70만주 가량은 주총에 접수된 뒤 ‘의도적으로’ 분실됐다며 30일 주총결과 무효가처분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이날 주총은 낮 12시15분 개회와 함께 정회에 들어간 뒤 오후 2시 속개해 오후 3시에 다시 휴정하는 등 파행의 연속이었다.
대우전자측은 “27일 소액주주 모임에서 신분증이 첨부되지 않은 위임장은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통보했으며 절차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자안은 의결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참가하고 참가주식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기 때문에 회사측과 소액주주측은 그동안 서로에게 유리하도록 주식을 위임받아 왔다.
대우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출자전환을 받은 뒤 해외업체와 매각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현재 대우전자는 영국계 컨설팅회사인 KPMG를 통해 세계 4, 5곳의 가전회사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아놓은 상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