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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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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연구위원(사회)〓지난해 9월 이후 세계 반도체 경기는 사상 최악의 수준이다. 96년 불황과의 차이는 무엇이며 현재 소자(素子)업계가 체감하는 위기는 어느 정도인가.
▽김 상무〓96년에도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낙폭이 2배 이상 크다. 또 96년은 수요가 받쳐주는 상황에서 단순히 공급초과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번 불황은 수급 양쪽에 원인이 있어 그만큼 골이 깊다. 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황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장 실장〓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려면 우선 미국의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 내년 3·4분기 이후에나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정보기술(IT) 업계는 적자생존의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은 급격히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 ▼글 싣는 순서▼ |
| <상>성장엔진 바꿔야 <중>장비업체 "내년까지 버틸지" |
▽사회〓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비(非)메모리 기술을 따라잡아야 하고 메모리 산업에서 중국과 대만의 도전을 물리쳐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기술개발 연구인력과 자본 투자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를 균형 육성하기 위한 비책은 무엇인가.
▽이 국장〓독창적인 설계기술을 요하는 비메모리 분야를 육성하려면 우수한 연구인력과 교육시스템, 마케팅 능력 등이 필요하다. 산자부는 매년 100억여원을 투입해 설계인력을 양성하고 연간 1조여원의 예산으로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 2003년까지 2650억원을 들여 비메모리 칩을 개발 중이다.
▽장 실장〓한국 반도체산업은 장비재료산업 등의 기반이 취약한 데 비해 생산량은 많은 팽이형 구조라는 게 문제다. 팽이는 ‘호황’이라는 채찍으로 때릴 때는 잘 돌지만 그렇지 않으면 쓰러진다. 장비재료업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정부도 단순한 기술지원이 아닌 시스템적 지원을 해야 한다.
▽사회〓반도체산업은 소자업체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15%에 불과하고 재료도 55%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자업체의 시설투자 부진으로 장비산업이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데 해결 방안은 있는가.
▽이 국장〓장비재료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기초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80여개 기업과 대학으로 연구조합을 구성해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상무〓삼성전자는 분기마다 재료 공급업자와 공동개발회의를 열고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장비 쪽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사진기술 쪽에는 아직 손을 못 대지만 나머지 부문에서는 지속적으로 국산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2004년에는 장비와 재료 모두 80% 이상 국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