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기업도 ‘봉달이’ 열풍

  • 입력 2001년 10월 21일 20시 12분


클라크의 마라톤 동호회
클라크의 마라톤 동호회
‘봉달이 열풍’이 외국기업에도 불고 있다.

이봉주 선수가 4월 보스턴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일기 시작한 ‘봉달이’열풍, 즉 달리기 붐이 국내 진출 외국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이미 달리기나 마라톤 동호회가 있는 업체에서는 달리기의 인기가 높아져 회원수가 크게 늘고 있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몸을 만들어’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늘고 있다.

지게차 생산업체인 클라크머터리얼핸들링아시아의 ‘마라톤 동호회’는 삼성중공업 지게차 부문을 인수하던 98년 7월 결성됐다. 올해 ‘봉달이’ 붐으로 마라톤의 인기가 높아져 회원이 45명으로 늘면서 사내 동호회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동호회 회장인 고동진 인사팀 과장은 “땀을 흘린 뒤 임직원들이 상쾌한 기분으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동료애와 협동심이 절로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과장은 “현재는 지역대회 등에만 참여하고 있으나 10년내로 클라크 이름으로 국제대회에도 참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라파즈한라시멘트는 회원이 30명에서 이봉주 선수 우승이후 43명으로 늘어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남자 직원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은 오후 6시, 토요일에는 오전 6시에 한강 둔치에 모여 10㎞씩을 달리며 ‘하프’(42.195㎞의 절반)를 완주하는 회원들도 10명 이상으로 늘었다.

금융그룹인 AIG한국지사도 6월 분당에 사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러너스 클럽’을 만들어 중앙공원 등에 모여 함께 달리고 곧 전국대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의 취미활동 모임인 ‘하비 클럽’은 올해 처음으로 ‘마라톤’을 취미활동 항목에 포함시켰다. 회원 31명은 10월 한달 동안 집중훈련을 해 다음달에는 전국대회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영국 HSBC은행은 7일 일산 호수공원에서 사내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HSBC 은행의 많은 직원들은 매년 동아마라톤 대회에 단골참가할 정도로 ‘선수’급의 실력을 갖추었다. 이번 대회는 이웃돕기 성금마련 행사도 겸해 열려 ‘건강 친목 사회봉사’ 등 3가지를 한꺼번에 이뤄 보람이 컸다고 HSBC 은행 서울지점 증권부의 정재호씨는 말했다. 이 은행의 사내 봉사모임인 ‘함사회’ 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직원 50여명이 참가했으며 참가비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는 모토를 내걸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마라톤 동호회는 매주 토요일 모여 연습한다해서 토요일을 ‘토달이’로 부른다. 4월 발족한 후 회원은 20여명으로 많지 않지만 동아마라톤 등 전국대회에 참여하거나 철인 3종대회에 참가해 수영 사이클 마라톤코스를 완주하는 회원도 있다.

피자헛 코리아의 ‘달리기 동호회’도 회원 6,7명이 틈나는대로 모여 한강 둔치에서 10㎞씩을 달린다. 한국애질런트는 6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시민달리기대회에 윤승기 사장과 임직원 15명 가량이 참석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는 각종 마라톤대회에 직원들이 참가할 계획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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