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4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스페인에서 탄생한 ‘로에베’는 스페인 피혁문화의 상징으로 150년 역사를 자랑한다.
로에베의 창시자 앙리끄 로에베 로젠베르그는 독일인이다. 가죽제품가공에 관심을 가지면서 1846년 스페인 마드리드에 가죽공방을 열었다. 독일의 장인정신과 스페인의 전통과 낭만이 접목돼 이질적이면서 매력넘치는 수공예품이 탄생했다. 로에베는 당시의 스페인 상류계급과 왕족들의 1급 애용품이었다. 1905년에는 스페인 왕실의 공식 납품업체로 지명받았을 정도. 그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세기의 연인으로 유명한 윈저공과 심프슨 부인, 영국왕실, 클린턴 대통령, 쥴리아 로버츠 등 시대와 국적을 초월하여 사랑 받는 브랜드로 자리잡아왔다.
로에베가 프랑스 영국 미국 중심의 패션계에서 명성을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시대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면서 스페인의 전통을 지켜온 노력이 숨어있다.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도 등장하는 1936년 스페인의 시민혁명. 이때 로에베는 가죽권총집 탄약통벨트 군대용벨트 등을 만들었다. 1965년에는 칼 라거펠트 아르마니와 함께 ‘프레타포르테’라인을 만들어 가죽전문브랜드에서 이미지를 새롭게 했다. 1970년대 후반에는 향수를 내놓아 토탈패션브랜드로 거듭났고, 1996년 고급명품브랜드계에서 세계적 리더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그룹에 인수돼 영역을 넓혀 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로에베는 1997년 불의의 사고를 당한 존 케네디 주니어의 부인인 캐롤린 베셋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로 유명한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를 영입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스페인의 섬세한 수공예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피혁소재를 발전시켜온 로에베는 가우디 벨라스케스 등 스페인의 유명화가나 건축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삼고, 투우나 전통민속에서 디자인의 뿌리를 찾아왔다.
2002년 컬렉션부터는 스페인 출신의 26세 젊은 디자이너 호세 엔리케가 로에베의 프레타 포르테 라인을 이끌어가게 되면서 로에베는 더욱 젊고 새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늘 변화 할 수 있는 힘이야 말로 로에베가 유럽의 왕실과 상류계급 헐리우드스타 일본의 펑크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고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장현숙(보석 디자이너) Client@jewelbutton.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