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윤장진 현대오토넷사장 "15년 쌓은 기술 어디갑니까"

  • 입력 2001년 10월 8일 18시 55분


윤장진(尹長鎭·59·사진) 현대오토넷사장은 전형적 ‘현대맨’이다. 6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72년부터 10년동안 현대건설과 강관에서 실력을 다졌다는 경력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에게는 ‘안되는 것도 되게 하라’는 현대 특유의 저돌적 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 그리고 그런 ‘현대 스타일’이 지금의 현대오토넷에는 가장 적합하다고 자부한다.

현대오토넷은 하이닉스 반도체(옛 현대전자)에서 지난해 분사한 뒤 지금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현대오토넷은 매각절차에 들어가 있습니다. 모기업인 하이닉스가 구조조정에 나섰기때문이죠. 자꾸 기업이 팔린다하니까 직원과 거래처가 상당히 불안해합니다. 그래도 15년동안 축적된 기술이 어디 가겠습니까”

현대오토넷은 자동차용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주요 거래선은 단연 현대와 기아 자동차다. 매출비중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포드 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닛산 토요타 등 세계 자동차 메이커에도 납품하고 있다.

“해외 수출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집만 늘리자고 적자를 보면서까지 수출할 수는 없죠. 올 상반기부터는 적자가 나지 않는 아이템에 주력하면서 실속을 챙기고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비용 면에서 상대적으로 싼 한국 부품업계에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윤 사장은 “2003년 이후면 일본에서 ‘ODM 방식(상표부착외에 제품개발도 하청업체가 맡는 방식) 주문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며 “GM 포드에도 2004년부터는 수출물량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오토넷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570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10% 안팎이나 됐다. ‘현대 전자 소그룹’ 가운데서 가장 실속있고 ‘잘 나가는’ 회사로까지 꼽힌다.이 회사는 앞으로는 ‘차 안의 멀티미디어 세상’을 구현하는데 사업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윤 사장은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자동차 안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차 안의 모든 전자장비가 연결돼 운전자에게 정보를 집결시켜준다”며 “움직이는 사무실은 오토넷을 통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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