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바닥 드러낸다

  • 입력 2001년 9월 5일 16시 01분


국민연금이 아직 연금을 본격적으로 지급하지 않아 60조원 이상이나 되는 돈이 쌓여있지만 보험료는 적게 내고 보험금은 많이 타가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다.

또 공무원연금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공무원 구조조정을 하면서 퇴직금도 한꺼번에 많이 지출돼 적립금이 해마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는 5일 민주당 정세균(鄭世均)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IMF(국제통화기금)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연기금에 대한 향후 수지를 우려한 적은 있으나 정부가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은 연금보험료와 운용수익 등을 합쳐 15조3005억원을 거둬들인 반면 연금 지출과 운영비 등으로 1조6776억원을 사용해 13조6229억원이 새로 조성됐다. 국민연금에 쌓여있는 돈은 지난해 말 현재 60조6152억에 이른다.

또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3조5214억원의 수입을 올린 반면 연금 등 지출규모가 4조3832억원으로 8538억원의 손실을 냈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은 98년에 1조4171억원의 적자를 냈고 99년에도 2조1554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퇴직자가 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은 98년에만 해도 적립금이 4조7844억원이었으나 지난 해는 이 수치가 1조7752억원에 그쳤다.

또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4대 연기금이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식투자에서 올린 수익은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연기금이 주식에 직접 또는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한 규모는 11조9000억원으로 수익은 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97년 이전의 주식평가손실을 반영하면 수익률은 -2%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올 7월말까지 국민연금은 1조9000억원,우체국보험은 1조1000억원, 사학연금은 1000억원을 각각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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