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볼보트럭코리아 한영철사장 "판매보다 신뢰 중요"

  • 입력 2001년 7월 30일 18시 34분


“차를 한 두 대 더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신뢰가 더 중요합니다. 볼보트럭은 기존 고객이 차를 바꿀 때 다시 볼보를 찾고, 딜러들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여건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한영철(韓榮喆·43·사진) 볼보트럭코리아 신임사장은 올해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트럭 경기가 건설 및 수출입 동향과 밀접하게 관련돼 현재의 경제상황에서는 판매대수를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6월 중순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에 취임한 한사장은 대우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통’이다. 경기고 서울대를 나와 83년 대우그룹에 입사해 회장비서실, 대우자판, ㈜대우 등을 거쳤으며 대우그룹 부도뒤에는 대우계열 구조조정추진협의회 사업구조개선 팀장과 대우차 입찰사무국 상무를 지냈다.

대우의 ‘마지막 2년’간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것은 그에겐 큰 자산이다. 비록 아직까지 미완인 상태이지만 한국에서 3번째로 컸던 기업을 살려보려고 동분서주했던 경험은 40대인 그에게는 엄청난 훈련이 되었다.

한사장이 볼보로 자리를 옮김으로써 세간에서는 대우차의 사업부문 가운데 트럭 및 특장차 사업부문을 인수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 부분은 볼보 본사에서 전략적으로 고민할 문제이지 제가 결단을 내릴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볼보 본사가 작년에 미국의 맥사를 인수했고 그 후속작업에 정신이 없는터라 새로운 인수합병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도 한국의 트럭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세계 유력 업체와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을 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의 트럭부문은 승용차부문보다 국제적 경쟁력이 더 떨어집니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연비가 좋은 차를 찾다보니 작년 대형트럭 분야에서 볼보 스카니아 등 외제차들이 절반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20년이 채 안되는 사회생활동안 MIT 공대에서, 무역과 자동차 전 분야에서 두루 쌓은 경험을 그가 이제 ‘햇병아리’ 경영자로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자못 기대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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