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12월결산사 1분기실적]매출 “찔끔 늘고” 순익은 “뚝”

  • 입력 2001년 5월 17일 18시 30분


‘외형은 소폭 성장, 내실은 대폭 악화.’

12월 결산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의 1·4분기 실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매출은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조금 늘었지만 순이익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친 것. 경기 악화도 주된 원인이지만 증시 침체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소〓환차손이나 이자비용 등 영업외손실이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551개 전체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0.6% 늘어났지만 영업외손실을 포함시킨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9.0%, 61.7%나 줄어들었다.

실적 악화는 금융업보다 제조업이 심각했다. 금융업의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6%, 15.0% 감소에 그친 반면 제조업은 각각 44.2%, 68.5%나 줄어들었다.

업종별로는 의약분업으로 수혜를 본 의약업종이 매출과 순이익 모두 23.3%, 75.1%씩 늘어 가장 장사를 잘한 업종으로 꼽혔다. 반면 금속업종은 순이익이 84%나 줄어들었고 반도체 화학 건설업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의 순이익이 모두 50% 이상씩 줄어들었다.

그룹별로는 새롭게 출범한 현대자동차 그룹이 매출과 순이익에서 16.9%, 21.9%의 급증세를 보이며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익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 한진 금호 한화는 적자를 냈고 삼성 LG SK 포철 등도 모두 순이익이 최고 16∼87%까지 줄어들었다.

▽코스닥〓금융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금융업 12개사는 코스닥 공모시장 침체에 따른 벤처캐피털의 영업부진으로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이 모두 지난해보다 70% 이상씩 줄어들었다.

비금융업종의 경우 일반기업과 벤처기업의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나 성장성이 부각됐으며 특히 벤처기업으로 분류된 129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무려 300% 증가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비금융업 484개는 지난해보다 2%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비금융업종도 순이익이 92%나 감소해 ‘내실’이 없기는 마찬가지.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일부 종목의 선전이 돋보였다. 제일제강 희림 한국정보통신 범양사 우리조명 등은 영업이익이 1000% 이상 늘어났으며 순이익에서는 지이티 인터리치 경우미르피아 등이 10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는 한통프리텔이 450%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눈길을 끈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537억원 흑자에서 1025억원 적자로 돌아서 대조를 이뤘다.

<금동근·박정훈기자>gold@donga.com

◆1·4분기 10대그룹 실적(단위:억원)

그 룹부채비율(%)매출액영업이익경상이익순이익
삼성89.4216,58720,55919,20915,196
현대362.4156,5485,420-7,225-6,301
LG201.2129,7036,5593,7752,443
SK133.7115,83611,9207,0523,161
현대자동차165.196,0898,3374,9604,213
한진242.231,155259-4,887-3,393
포항제철92.327,4923,5592,4261,716
롯데76.77,481569456319
금호242.98,156929-270-263
한화180.912,537259-239-261
그룹 합계159.0801,58358,37225,25816,829
(자료: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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