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예산 2분기에 49조 푼다…작년보다 43% 늘려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4분


정부는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2·4분기(4∼6월)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1% 늘어난 49조1000억원의 예산(자금 배정액 기준)을 실제로 쓰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한성택(韓成澤)경제정책국장은 12일 열린 ‘월례 경제동향 설명회’에서 “올해초 제한적 경기 부양을 위한 예산 조기 집행 방침을 세웠으나 폭설과 혹한 등으로 건설 투자가 부진해 1·4분기(1∼3월)중 실제 자금 배정액은 39조9000억원에 그쳤다”며 “2·4분기에는 본격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4분기에 쓸 49조1000억원은 올해 예산의 30.6%로 1·4분기분보다는 9조2000억원(23.1%) 많다. 예정대로 예산이 쓰이면 상반기에는 연간 예산의 55.5%, 작년 상반기보다는 20.6% 많은 89조원이 투입될 예정.

재경부는 최근 경기 동향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경기 둔화세가 유럽연합(EU)과 동남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도 늘어나고 수출에도 우려할 만한 조짐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물경기 둔화 속도가 다소 완화되고 체감 경기와 지표 경기의 격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설명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일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심리적 불안이 커진 현상황에서 적극적인 경기 및 증시 부양책은 효과가 없으므로 쓰지 않겠다”며 “대내외 여건을 좀더 지켜본 뒤 6월에 거시경제지표를 조정할지, 적극적인 경기 대책이 필요한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환율 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 정부도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환율에 관한 심리적 공황 상태가 나타나거나 국내 기업이나 역외(域外)펀드의 투기 조짐이 있을 때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이를 차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진부총리는 현대건설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진념 경제팀이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데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한 불쾌감을 보이면서 야당과 일부 언론 보도를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공격했다. 그는 “경제팀과 경제 부총리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고 정책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이겠지만 ‘거짓말을 했다’고 매도당하는 것만은 참을 수 없다”며 “국내 언론의 보도 내용이 바로 한국을 보는 해외의 시각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 경제를 위해서라도 경제정책에 대한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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