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치 우량주가 강세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3분


97년을 정점으로 증시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던 자산가치 우량주들이 최근 테마를 형성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안개속을 헤매는 증시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자산가치 우량주는 부동산 등의 자산을 많이 갖고 있어 경기침체기에도 잘 버틸 수 있는 기업을 말한다.

자산주는 외환위기(IMF) 이후 대폭락을 겪었다. 97년7월∼98년1월 종합주가지수는 46.9% 하락했지만 대표적 자산주인 성창기업 동일방직 대한방직 전방 등 4개기업 평균주가는 86.4%나 빠졌다. 경기침체로 부동산가치가 폭락하는 자산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

교보증권 투자분석팀 김정표 연구원은 “부동산시장이 침체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자산주의 본격상승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현 상황에서는 관심을 가질만하다”며 3가지 이유를 꼽았다.

먼저 현 증시는 고질적인 수급불안과 대내외 여건악화,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고 따라서 자산주의 투자매력도가 높다는 것.

또 내년부터 본격적인 M&A(인수합병) 시대가 열리면서 자산주의 투자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M&A는 대부분 기업가치와 관계없이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 M&A가 활성화되면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매우 저평가된 기업이 주타깃이 될 전망이다. 즉 시가총액(주가×주식수)이 청산가치에도 못미치는 기업은 제3자가 인수후 자산만 팔아도 이득이 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져 충분히 싼 수준까지 왔다는 이점도 있다.

김정표 연구원은 “자산주는 미리 주가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작년말 이후 첨단기술의 거품이 해소되는 과정에서도 더 이상 빠지지 않았다”며 “소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