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4000억이상 조성"…정주영씨 부자 사재출자

  • 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02분


현대건설은 2일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과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사재출자와 서산농장 매각 등을 뼈대로 한 추가자구안을 마련,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협상을 벌였으며 결과를 3일 발표할 예정이다.

2일 오후 7시30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귀국한 정몽헌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하겠다”며 “내일(3일)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회장은 공항에서 곧바로 서울 계동 현대 본사사옥으로 향해 김윤규 (金潤圭)현대건설사장과 김재수(金在洙)구조본부장 등과 회의를 갖고 1시간 가까이 자구책을 논의했다.

▼관련기사▼
동아·현대건설 법정관리시 우량銀도 타격...현대 충당금 8.8%
[현대 자구案 속사정]시장-정부 강경론에 '白旗'
[현대 자구案 채권단 반응]외환銀 "현대一家 다 나서야"
정몽헌회장 등 현대수뇌부 심야대책회의

현대는 이에 앞서 자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23.86%(2460만주)중 1563만주를 매각, 38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혀 구체적인 추가자구에 이미 나섰음을 공식화했다. 현대건설측은 이날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일부를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했고 매각 대금은 3일 입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은 23.86%에서 8.69%로 낮아졌다.

현대측이 잠정적으로 마련한 자구안에는 △서산농장 매각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2.69%)매각후 현대건설 유상증자 참여 △정몽헌 회장소유의 현대전자(1.7%) 현대상선(4.9%) 현대상사(1.22%) 지분일부를 팔아 현대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측은 정부와 채권단이 추가로 요구한 4000억원의 자구안을 확정해 놓고도 정회장의 사재출자 규모가 정부의 서산농장 매입가격에 달려있어 구체적인 자구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는 서산농장의 조성가격이 6421억원(감정가 6700억원)인 만큼 정부가 이에 근접하는 액수로 사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공시지가의 66%수준인 2200억원 이상은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당초 약속한 1조6000억원의 자구안중 7000억원을 실행했으며 이번에 확정될 추가자구안 4000억원을 포함, 연말까지 9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는 또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한 만큼 채권단이 차입금 회수를 적어도 두달간 자제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병기·정영태기자>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