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거래소·예탁원, 수수료 가로채기 논란

  • 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33분


증권가에서 때아닌 ‘수수료 가로채기 논란’이 한창이다.

문제의 발단은 증권거래소가 9월22일 ‘10월부터 연말까지 증권사들로부터 받는 정률회비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 증권예탁원도 때마침 증권회사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증권사들은 거래소에 정률회비로 거래대금의 0.008%를, 증권예탁원에 증권회사수수료로 0.004%를 낸다.

거래소는 당시 “거래소 회원인 증권사들에게 회비를 걷지 않음으로써 증권사들이 고객들한테서 받는 위탁수수료를 인하, 주가하락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고통을 분담하도록 유도하겠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10월 들어 세번째 영업일인 5일까지도 증권사들은 이 혜택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조치를 취하는 대신 제 호주머니에 넣고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정률회비나 증권회사수수료는 투자자들이 낼 돈을 증권사가 대신 걷어 내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증권사가 내야 하는 돈”이라며 “증권사가 그만큼 고객부담을 덜어줄지 여부는 증권사가 판단할 뿐”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와 예탁원이 받지 않게 되는 돈은 연말까지 466억원.

이에 대해 증권거래소측은 “위탁수수료 책정은 자율화되었기 때문에 ‘회비를 걷지 않을 테니 위탁수수료를 내리라’고는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언론에 정확한 취지를 알렸다”며 증권사들의 비양심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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