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고급인력난 심각…사장이 직접 스카우트 나서

입력 2000-09-14 18:43수정 2009-09-22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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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관리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인포비젼의 이경수사장은 요즘 구직자의 이력서 30여 통이나 들고 있지만 마땅한 인물을 고르지 못하고 있다. 대형 빌딩 소유주의 인터넷 관리전문 프로그램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10여명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전문가를 채용해야 하는데 한달여가 지나도록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

네트웨크 장비업체인 엘앤에스의 신태호사장도 오후가 되면 새로 만든 자회사에서 일할 웹 프로그래머를 찾아 나선다. 6월부터 학교나 옛 직장 동료등 인맥을 동원해 전문 인력을 구하고 있지만 쓸만한 인재들은 7,8월에 이미 자리를 옮겼다. 신사장은 대학을 갓졸업한 컴퓨터 관련학과 전공자를 일단 뽑아놓고 6개월간 교육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고비를 넘긴 벤처업체들이 사세 확장과 함께 고급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14일 인터넷 채용정보 제공업체인 인쿠르트에 따르면 정보기술(IT)업체를 포함한 중소기업의 구인은 8월 1175건으로 7월에 비해 14% 증가했다. 이는 1·4분기 월 평균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 이 가운데 네트워크 엔지니어, 시스템 전문가, 프로그래머, 웹 디자이너 등 IT 직종의 구인은 올 1월 612건에서 8월 1175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구직도 역시 늘어 인터넷을 통한 구직의 경우 올 8월 2만9417명으로 4월의 1만874명에 비해 2.7배 가량 증가했다. 구직자의 급격한 증가는 최근 인터넷 포털업체의 붕괴 및 인수합병(M&A)로 인력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구인과 구직이 동시에 늘어난 것은 구인업체가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한데 따른 현상이라고 인쿠르트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들은 경력자를 구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엘앤에스는 같은 업종에서 유능한 경력자를 선정한 뒤 사장이 직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 신사장은 다른 회사에서 인력 빼가기 라는 비난도 감수하고 있다 고 말했다.

무선 자동차정비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중인 코리안모터스는 전국 200개 제휴사에 자동차와 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유능한 전문가가 있으면 연락해 달라 는 호소문을 보냈다.

인포비젼은 최근 공사를 수주한 대기업이 회사에 전문 인력을 소개하면 소프트웨어 판매비 일부를 삭감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리안모터스의 김내동사장은 유능한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벤처기업 성장의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고 말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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