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절감법

  • 입력 2000년 9월 3일 18시 36분


“아파트 관리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일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관리비 고지서를 꼼꼼히 읽고 부과명세서와 비교해 보거나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는 정도의 노력만 하면 됩니다.”

90년대 초 불모지나 다름없던 아파트 회계 감사분야에 뛰어들어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공인회계사 권용찬씨(37)가 귀띔하는 관리비 절감 요령은 간단했다

권씨는 아파트회계의 기초와 실무에 관한 안내서인 ‘아파트회계실무’를 발간했고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98년 아파트 관리 비리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서울시가 추진한 공동주택 관리규약 개정 작업에 핵심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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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체크 이렇게

건설업 회계를 전문으로 하던 그가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은 우연히 한 아파트와 상가의 회계장부를 검토하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회계처리 관행에 놀랐기 때문.

“관리소장이나 위탁관리회사 경리담당자의 회계 처리기준이 제각각인 데다 중간에 사람이 바뀌면 처리방식도 달라져 전문가가 봐도 혼란스러울 지경이었어요.”

이처럼 아파트 관리가 부실한 이유에 대해 그는 “문제가 생겨도 적극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단지마다 가구수가 수백, 수천에 이르다 보니 관리비를 내는 사람은 많아도 책임지고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주인 없는 돈’이 돼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그는 나름대로 체득한 다양한 아파트 관리비 절감법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aptyes.co.kr)에 정리해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이 중 몇 가지를 요약 정리해본다.

▽전기 및 난방시설을 절약형 제품으로 바꿔라〓아파트관리비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게 난방비. 여름철보다 겨울철 관리비가 비싼 이유도 난방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얼마만큼 줄일 수 있느냐가 관리비 절감의 핵심 요소다. 겨울에 꼭 써야 할 전기기구가 오래됐다면 요즘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는 절약형 전기기구로 즉시 교체한다.

▽시공사의 의무 하자보수 기간을 적극 활용하자〓아파트 관리비에서 난방비를 제외하고 가장 비중이 큰 항목 중 하나가 수선비이다. 이를 줄이려면 시공사의 하자보수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는 입주 후 분야별로 1∼15년 이내에 하자가 생기면 해당분야 시공업체가 의무적으로 수리 또는 교체해주도록 돼 있다.

▽주민 자치 활동을 강화하라〓인건비를 줄이는 것도 관리비 절감의 핵심 요소. 정화조 관리, 소독 방역 등 용역비가 지출되는 것 중 비교적 하기 쉬운 분야는 주민들이 직접 한다. 아파트 대표의 업무 추진비도 고정적으로 주지말고 영수증을 제시하면 해당 비용을 지급하는 실비변상제로 바꾼다.

▽경비시스템을 바꿔라〓비용이 많이 드는 라인별, 동별 경비체제를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해 무인 집중경비체제로 전환하면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쌈짓돈을 만들자〓단지 내에 알뜰시장을 유치하고 낮 시간에 비어 있는 단지 내 주차장을 유료 개방하는 등 수익사업을 하자. 그 수입으로 정화조 청소비 등 공동관리비로 쓰면 그만큼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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