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硏 남북경협 보고서]"北 SOC투자 10조 필요"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27분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경제협력 환경을 개선해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섬유 신발 가방 등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 한국의 노동집약적 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경협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재건에 최소한 10조원 이상을 투자해야할 것으로 분석돼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발표한 ‘남북정상회담과 경제협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 요지.

▼5년후 물류비 대폭절감 예상▼

▽건설 특수와 노동집약적 산업 활성화〓남북 경협이 활발히 진행되면 섬유 신발 가방 등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산업들이 대북 진출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의 SOC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건설 특수가 예상되며 북한의 철도와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유럽과 중국, 러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물류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5년경 유럽을 목적지로 북한을 통과하는 물동량은 6만∼13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가 될 것이며 물류비 인하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교역 규모가 늘어날 것 같다. 북한은 물동량 통과 운임 등으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현금 수입을 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정상회담 이후 경협의 유망사업 분야로는 △공단조성, 도로철도 연결, 항만시설 정비 등 SOC분야 △농약 농기계 등 농어업 생산기반 △섬유 신발 의복 식품가공 등 소비재 △에너지△통신 등이다.

▼정상회담후 제도마련 시급▼

▽재정능력을 고려한 점진적인 SOC투자〓남북경협 활성화의 전제조건으로 정상회담 이후 경제공동위원회를 통한 대북투자의 제도적 장치 마련과 북한의 외국인 투자관련법 개정 등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특히 철도의 경우 해상 운송비의 3분의1 수준으로 운송비가 싸고 운송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철도 연결을 위한 재원 마련과 북한과의 제도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경협 확대의 최대 걸림돌인 북한의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에너지 분야의 협력도 시급하다.

서부권 철도 복구와 남포 신의주 등 주요 산업단지 조성에 최소한 10조원이 필요하지만 국제금융기구의 공적 차관은 당분간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대외경제협력기금 등을 남북협력기금으로 일시 전용하고 남북협력기금을 1조원 이상으로 확충, 필요한 SOC 건설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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