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 워크아웃 파장 ]빚 2조3900억…금융권 또 '휘청'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새한그룹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금융권과 자금시장이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르게 됐다.

특히 대우사태 이후 첫 워크아웃 신청인데다 제2금융구조조정과 증시불안까지 맞물려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금융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한그룹 부채규모〓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새한그룹의 전체 부채규모는 제1, 2금융권 및 개인 보유분을 합쳐 모두 2조39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중 금융권 부채가 1조4200억원이며 무보증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9700억원. 은행권에서는 산업은행이 33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빛(2425억원) 하나(1459억원) 조흥(880억원) 신한(640억원)의 순이다. 제2금융권에서는 상은(400억원) SK(350억원) 서울 신한 한화투신운용이 물려있고 LG종금 삼성생명에도 부채가 있다.

한빛은행이 집계한 제2금융권 부채 2037억원은 은행이 보증한 CP 및 회사채이며 제2금융권이 보유한 무보증채 CP 및 회사채까지 합치면 8500억원에 이른다.

▼제2금융권 반발 가능성▼

▽새한 워크아웃 어떻게 될까〓한빛은행은 새한이 지난해 사업적자를 내면서 올해초 자금조달을 위해 3개월 짜리 CP 등에 의존해 오면서 지나치게 높은 단기여신 비중이 이번 사태의 화근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빛은행은 19일 긴급 주요채권단회의를 소집해 워크아웃 결정을 위한 전체회의 소집일자를 논의했다. 전체회의 소집일자를 채권은행에 통보하는 동시에 채권채무는 동결된다. 한빛은행이 급하게 나선 것은 워크아웃 사실이 알려진 상태에서 조치가 늦어지면 20일 종금사들이 대대적으로 견질어음을 돌려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문제는 대우 워크아웃에서 보듯이 투신 종금사 등 제2금융권이 워크아웃을 받아들일 경우 무보증채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동의할 것이냐는 점과 새한의 구조조정 계획이 채권단을 설득한 만한 수준이냐는 점.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새한이 추진해온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워크아웃 여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새한은 대우와는 달리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자금 숨통만 터주면 회생할 가능성은 높다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돈줄 죄면 他한계기업 위험▼

▽금융권에 미칠 파장〓지난해 대우 워크아웃으로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부실여신을 해소해온 은행권은 새한의 워크아웃으로 또다시 부실여신이 늘어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은 새한에 지원한 여신에 대해 최소 10%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전망이지만 기존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까지 합치면 워크아웃 기업에 따른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또 새한그룹이 대우처럼 회사채와 CP비율이 전체 부채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도 금융권으로서는 부담스럽다.

금리 및 환율도 새한의 여파로 상승행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은행 투신 등 금융권이 제2구조조정 때문에 여신에 소극적으로 나서면 한계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현진·신치영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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