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심리적 공황'…경상수지-환율등 총체적 불안감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주가가 바닥을 모른채 추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작년 5월 이후 최저인 130선까지 밀리는 등 혼란을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와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가 흔들리는데다 투신사 등 금융기관 2차 구조조정 및 중견기업 자금악화설까지 겹치면서 막연한 불안심리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증시주변의 잠재적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는한 당분간 기술적반등만이 가능할뿐 상승추세로의 전환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 지지선이 없다〓대우증권 박진곤 과장은 “거래소지수는 740, 코스닥지수는 150선을 최저 지지대로 봤으나 여지없이 무너져 어느정도까지 더 내려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투자자들은 현재 짙은 관망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증시는 매도물량이 조금만 나와도 주가가 수직 하락하는 매수실종 상태로 접어들었다.

게다가 증시주변자금이 보다 안정한 은행권으로 이동하면서 저축성예금은 3월 6조6719억원, 4월 10조6631억원, 5월(1∼13일) 2459억원 증가했다. 반면 고객예탁금은 4월 6817억원 5월 4782억원 줄었으며 투신사의 장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도 4월 6조4882억원 5월 3조611억원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투신사 뿐만 아니라 은행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일정과 공적자금 투입규모 및 방법들을 명확히 제시해 불확실성을 제거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주가는 IMF〓상장기업중 연초대비 주가가 유일하게 오른 종목은 삼성전자로 시가총액비중은 벌써 20%를 넘어섰다. 외국인들이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이 종목을 제외하면 종합주가지수는 550 포인트에 불과한 실정.

지수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로 접어들기전 700에서 단기간에 280까지 밀린 것과 비교해보면 증시는 이미 IMF를 맞고 있는 셈. 또한 최근 모그룹의 자금악화설을 계기로 채무변제능력이 떨어진 기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이 연쇄부도를 맞을 것이라는 루머마저 퍼지고 있어 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코스닥은 잣대가 바뀌었다〓지난해말부터 투자자들은 코스닥기업에 대해 막연한 미래성장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쪽으로 투자심리가 바뀌었다. 여기에 올 1·4분기 코스닥기업 실적이 외형상으로는 엄청난 흑자를 냈지만 대부분 이자수입과 유가증권평가익 등 영업외이익이 많았기 때문이고 실제 영업이익은 적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마이다스에셋 박광수 팀장은 “시장분위기가 성장성보다는 기업리스크를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코스닥기업은 거래소기업에 비해 주가도 높고 매출액 순이익 등 실적지표에 비해 시가총액비중이 너무 커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주식비중 축소 현금비중 확대’의 포트폴리오를 권고한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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