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LG SK 주식이동 조사…"이르면 月內 착수"

  • 입력 2000년 4월 21일 10시 45분


국세청이 현대 삼성 LG SK 등 4대 그룹에 대해 조만간 주식이동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국세청 고위인사는 20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매년 법인세 신고시 모든 법인으로부터 주식이동상황명세표를 받아 신고내용을 전산에 입력해 분석한 뒤 점검이 필요한 기업들에 대해 벌이는 조사”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4대 그룹의 주식이동 신고내용에 국세청의 조사가 필요할 만한 의혹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목된다.

주식이동 조사는 그룹 계열사간 지분변동 상황을 점검하는 국세청 세무조사의 일종으로 주로 대주주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간의 변칙적인 상속 증여 여부를 가리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이 4대 그룹을 동시에 조사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어서 이번 조사는 정부가 재벌그룹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고위인사는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은 시대적 요구사안이지만 이번 조사를 그 문제와 직접 결부시키지는 말아 줄 것”을 요구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비상장법인이 상장 직전 주식의 양도 및 양수 증자 등을 통해 주식의 대량 변동을 발생시킨 경우 △총 발행주식수 및 출자지분에 비해 일시에 많은 양의 주식 및 출자지분 이동이 이루어진 경우 △창업주의 주식수는 증가하지 않은 반면 그 2세나 부녀자의 지분이 증가한 사례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미 이들 4개 그룹에 대해 주식이동 조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통보했으며 빠르면 이달 안에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나 일정은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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