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銀 "소매금융 욕심나네"…개인대출-인터넷뱅킹 강화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미국계 씨티은행과 영국계 HSBC 등 외국계 은행들이 저금리로 개인대출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 할부금융시장까지 눈독을 들이는 등 소매금융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HSBC는 현재 본사에서 추진중인 차세대 인터넷뱅킹시스템이 개발되는대로 국내시장에 도입할 계획이어서 국내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할부금융시장 눈독〓씨티은행은 이미 지난해말 LG캐피털의 할부금융채권을 대량 인수한데 이어 올해들어 삼성캐피털 등 주요 할부금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할부금융사에 자금공급을 해주면서 안전한 소비자채권의 이자를 나눠 갖고 할부금융사의 지점망을 대출세일 등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할부금융업계에 따르면 HSBC도 최근 쌍용캐피털에 전략적 제휴 방안 등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캐피털의 한 관계자는 “할부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보한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영업에 활용하려는 것 같다”며 “궁극적으로 할부금융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개인대출시장 공략 강화〓HSBC은행은 이달 1일부터 주택안정기금 대출을 제외하고 일반 주택대출상품 중에서 가장 낮은 연 8.5%(변동금리)를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시작했다. 이 상품은 특히 5000만원 대출시 평균 50만원이 들어가는 부대비용을 처음으로 면제해 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HSBC은행은 건설업체 분양담당자를 직접 접촉해 최근 용인 춘천 등의 입주를 앞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중도금 대출도 강화하고 있다. HSBC는 소매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4개인 지점을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올해 7개로 늘릴 계획.

지난달부터 5000만원까지 무보증신용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씨티은행도 이달부터 금리인하를 통해 신용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우량 거래고객에 대해서는 최저 연 8.9%까지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인터넷뱅킹 강화〓씨티은행은 다음달말까지 1억원의 상금을 내걸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대출세일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미 2월에 인터넷대출 신청고객에 한해 무료 홈페이지 개설행사를 벌인 씨티측은 앞으로 인터넷뱅킹 쪽을 대폭 강화할 계획.

HSBC은행의 관계자는 “현재 본사에서 인터넷상에서 대출신청과 집행 및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으며 연내 이 시스템을 국내에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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