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남는 거 없어요"…예대마진폭 2.27%P 불과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0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인 예대마진이 계속 줄면서 은행 수익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이달 초 수신(예금)금리를 0.1∼0.2% 잇따라 내렸지만 대출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워 수지개선에는 별 도움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월중 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4.09%포인트에 달했던 예대마진폭이 지난달 2.27%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예대마진폭이 계속 줄어드는 이유는 대출금리가 소폭 상승했지만 수신금리는 이보다 더 높이 올랐기 때문.

2월중 예금은행의 수신평균금리는 연 6.37%로 지난달에 비해 0.15%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폭은 월중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로 2월 중 투신권 환매자금 유치와 향후 추가구조조정에 대비한 외형확대 경쟁 등으로 정기예금 등에 우대금리를 적용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2월 중 대출평균금리는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전월에 비해 0.15%포인트 크게 올랐지만 전체적으로는 0.05%포인트 상승한 연 8.64%에 그쳤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수요가 없어 0.38%포인트 하락했으며 가계대출 금리도 사이버대출 확대 등으로 0.10%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은행 강태중조사역은 “미국 등 선진은행의 예대마진폭이 4%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마진폭이 적은 편”이라며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리지 않으면 은행 수익구조가 점차 악화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평균금리는 8.17%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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