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重, 대우債 800억 손실…자금난때 2000억어치 매입

  • 입력 2000년 1월 30일 23시 09분


한국중공업의 경영진이 지난해 대우그룹 채권을 대량 사들였다가 되팔면서 회사측에 800억원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국중공업에 대한 특별감사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한국중공업에 따르면 한중은 대우그룹이 자금난에 허덕이던 지난해 2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대우의 무보증 기업어음(CP) 2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중은 이후 지난해 7월 대우그룹 구조조정안이 발표되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임박하자 뒤늦게 채권회수에 나서 이중 1200억원은 거둬들였으나 나머지 800억원은 회수하지 못했다.

한중이 대우 채권을 사들인 시기는 대우 부도설이 확산돼 채권단사이에서 채권회수 경쟁이 벌어지던 시점이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산업자원부는 한중의 대우채권 매입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경영진에 조속한 대우채 회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중 관계자는 “대우중공업은 한중의 선박엔진을 구입하는 중요 고객으로서 당시 자금 사정이 악화, 고객 지원차원에서 대우채를 매입하게 됐다”며 “향후 대우채권의 리스케줄링 협의 결과에 따라 나머지 800억원에 대한 회수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감사원측이 최근 시점은 밝히지 않은 채 “한중에 대한 감사를 검토중이니 대우채 매입을 포함한 전반적인 자금 상황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라”고 전해와 감사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번 특별감사를 통해 대우 채권 매입과 관련한 한중 경영진의 위법행위는 물론 각종 사업권 선정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서도 집중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중은 지난해 5월 향후 10년간의 사업방향을 설정하는 ‘중장기 경영계획’ 연구용역을 대우경제연구소에 맡기고 지난해 11월 하루 500여명이 이용하는 서울사무소 직원식당 운영권을 대우 유통사업본부 출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넘겨 노동조합 등의 반발을 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측은 이에 대해 “일부 사업의 경우 대우 계열사나 대우출신 인사들에게 운영권을 맡긴 것은 사실이지만 공개입찰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특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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