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책연구기관 '내년 물가목표 3%대' 티격태격

  • 입력 1999년 10월 31일 19시 59분


“정부가 내년 물가상승률 목표를 3%대로 잡았는데 도대체 그 근거가 뭔지 제시해 보세요.”

▼재경부 납득할 설명못해▼

내년도 물가전망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부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등의 대표들이 30일 만나 2시간 동안 난상토론을 벌였다.

연구원에서는 정부가 내년 물가상승률 목표를 3%대로 잡아 발표한데 대해 그 근거를 제시할 것을 추궁했으나 재경부측에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것.

▼KDI등 인플레우려 지적▼

연구원에서는 또 정부가 재정지출확대와 저금리기조 등을 계속 이어갈 경우 내년 상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증대되고 하반기에는 인플레가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재정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저금리기조의 통화정책도 재고할 것을 주장했다.

KDI측에서는 “정부가 대우 및 투신문제를 철저하게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함으로써 스스로 통화정책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정부가 통화정책을 신축적으로 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어 인플레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금리 통화정책 재고 주장▼

금융연구원측에서도 “인플레 우려의 근본적 원인을 추적해 들어가면 결국 대우 및 투신문제 해결 지연으로 인한 자금흐름과 금리구조의 왜곡이란 현상에 직면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재경부에서 이근경(李根京)차관보 권오규(權五奎)경제정책국장 이철환(李喆煥)종합정책과장, KDI에서는 이진순(李鎭淳)원장 김준경(金俊經)연구위원 김준일(金俊逸)연구위원 조동철(趙東徹)연구위원, 금융연구원에서는 정해왕(丁海旺)원장 최흥식(崔興植)부원장 최공필(崔公弼)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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