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사용 車主, LPG값 인상 추진에 "정말 열받네요"

  • 입력 1999년 10월 28일 21시 26분


“LPG차량 소유자가 봉입니까. 사라고 부추길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가격을 올리겠다니요.”

23일 정부가 2000년부터 LPG가격을 크게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올해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LPG사용 다목적레저차량(RV)을 구입한 시민들은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뒤통수를 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차를 구입한 시민들의 반발이 특히 심한 것은 자동차업계가 은근히 “99년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라며 소비를 부추겼고 정부는 이를 방관했기 때문. 원래 96년 국회에서 통과된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2000년부터 승용차의 기준이 ‘6인승 이하’에서 ‘10인승 이하’로 바뀔 예정이었다. 따라서 종전에 RV차량 등 승합차에 부여되던 세금 혜택이 내년부터 없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는 “올해 LPG차량 구입이 유리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고 99년 초부터 LPG사용 RV차는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것.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의 LPG차량 등록숫자(14만8454대)는 지난해(12만6948대)보다 17%나 증가해 휘발유사용 차량의 증가율(0.5%)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도 9월 세제혜택 유예기간을 2004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을 방관했다는 것이 시민들의 지적.

특히 정부가 휘발유가격을 계속 인상하면서도 상대적으로 LPG가격 인상은 자제해 LPG차 구매를 부추겼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또 RV차량세금문제와 LPG가격 등에 대해 올해에만도 무려 5번이나 정책을 바꾸는 등 시민들을 혼란케 했다는 것.

이 때문에 LPG 가격 인상방침 발표 이후 PC통신에는 “업계와 정부의 농간에 속았다”며 분노하는 글이 하루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는 실정.

lin36이라는 ID의 하이텔 이용자는 “LPG는 미끼였다”며 “유지비 적게 들고 연료비 싸게 만들어 잔뜩 구입하게 해 놓고 사용자가 충분해지자 세금을 올려 세수를 증대시키려는 비열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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