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재벌 금융기관 그룹명칭 不許" 반발에 취소

  • 입력 1999년 8월 18일 19시 06분


재정경제부가 제2금융권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30대 재벌소유 금융기관들은 소속그룹 명칭을 상호로 쓰지 못하게 한다’는 해괴한 방안을 제시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재경부는 18일 오전 금융기관의 상호에서 재벌그룹 명칭사용을 금지하여 외형상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꾀하겠다는 내용의 심의안을 금융발전심의위원회에 제출하려다가 금융업계의 반발에 부닥치자 오후에 이를 철회했다.

당초 재경부는 “우선 금융감독위원회의 행정지도를 통해 상호변경을 유도하고 중장기적으로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관련 금융회사들이 초헌법적 발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자 재경부는 “단순한 검토사항이었다”며 없었던 일로 해버렸다.

재경부 관계자는 “금발심은 모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상호변경도 논의해 보려 했던 것”이라면서 “회사이름을 강제로 바꾸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며슬그머니발을뺐다.

이같은 해프닝에 대해 금융업계에선 “금융업계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생각에 젖은 나머지 기상천외한 방안을 내놓았을 것”이라고 비꼬고 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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