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세미나]재계원로『大宇문제 조속 해결을』

  • 입력 1999년 7월 22일 18시 12분


‘대우는 운이 나빴다. 정부와 채권단은 빨리 손을 써야한다.’

‘세계화는 강자의 논리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22일 제주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세미나에서 정재계 원로들은 ‘현역’들에게 다양한 충고를 내놓았다.

이승윤(李承潤)전부총리는 특히 대우그룹 처리문제와 관련, “조속히 해결해 불필요한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과거 장기대부조합(S&L)이나 롱텀캐피털(LTCM)이 붕괴 위기에 처했을 때 정부와 업계가 즉각적으로 나서 파장을 최소화했다”면서 “기아자동차 처리의 잘못을 답습해선 안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세계화는 강자의 논리다〓최근 이집트에서 열린 전직 정부수반회의에 참석했던 신현확(申鉉碻)전총리는 “전직 지도자들은 ‘세계화’에 대해 상당한 회의를 갖고 있다”고 전하면서 “우리는 세계화를 맹신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화는 다국적 기업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면서 개별 국가가 관리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 생긴 개념”이라고 규정하고 “자유무역은 강자의 논리이며 그 극단에 세계화와 헤지펀드가 있다”고 경고했다.

신전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국내 금융 및 기업시장을 외국자본에 대거 개방한 데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는 해석.

▽미래사업을 준비하라〓이수화학을 경영하고 있는 김준성(金埈成)전부총리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생존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업분야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축소지향적인 구조조정은 결국 국가생존력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부총리는 대우문제와 관련, “김회장만큼 경영에 열심인 사람은 없다”면서 “다만 IMF 관리체제라는 예상치 않은 변수가 닥쳐 운이 나빴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6개월의 시한이 짧은 감은 있으나 방향 설정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Y2K문제의 중요성〓이승윤전부총리는 “2000년을 고작 162일 남겨놓은 상태에서 Y2K문제가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부총리는 “Y2K 때문에 미국에서는 벌써 비상식량과 총기가 잘 팔리고 있다”고 말하고 “경영자들이 엔지니어에게 맡기지 말고 직접 이 문제를 챙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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