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사주 「빛좋은 개살구」…공모가격으로 배당

  • 입력 1999년 7월 13일 18시 36분


샐러리맨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우리 사주’가 빛좋은 개살구 신세로 전락했다.

14일과 15일 상장하는 LG애드㈜ 애경유화㈜ 대한유화공업㈜ 백산㈜ 삼립정공㈜ 등 5개사는 사원들에게 20%를 배정하는 ‘우리 사주’공모 가격을 일반 청약 공모 가격과 똑같이 책정했다.

과거 상장이 예정된 기업의 경우 사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주식 공모 이전에 미리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토록 해 공모 가격보다 싼 값에 ‘우리사주’를 사원들에게 배정해온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최근 주식 시장이 전례없는 호황을 보이자 기업들이 서둘러 상장을 추진하면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 결국 사원들에게 미리 싼 값에 주식을 나눠주지 못하고 일반 청약자 공모와 똑같은 시기에 같은 가격으로 ‘우리사주’배당을실시하고있는 것. 물론 같은 시기에 주식 공모를 하면서 ‘우리사주’공모 가격과 일반 청약 공모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회사측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사원들 입장에서는 여간 서운한 것이 아니다.

68만6000주, 137억원의 주식을 공모하는 LG애드는 일반 청약자와 똑같이 주당 3만3000원에 ‘우리사주’를 배당하고 있다. 특히 사원들은 올해부터 달라진 주식 평가방법에 따라 불과 몇달전만해도 주당 2만원이면 살 수 있을 것이라던 ‘우리사주’가격이 1만3000원이나 올라 주식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

LG애드의 한 사원은 “우리사주 보유기간에 대한 법규정이 바뀌어 내년에 상장을 할 경우 1년이 지나면 처분이 가능하지만 지금 상장하면 3년간 보유해야 한다”며 “회사가 증시호황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점은 이해하지만 사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