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악호 입항거부…승객들 船上서 밤지내

  • 입력 1999년 5월 18일 07시 09분


현대그룹의 세번째 금강산 관광선 풍악호가 북한 장전항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해 동해항에서 발이 묶인 채 밤을 지샜다.

북한은 15일 풍악호의 장전항 입항을 장시간 지연시킨 데 이어 이 배의 2차 출항일인 17일에도 입항불허 방침을 고수해 이날 오후 6시 출항 예정이던 풍악호는 5백10여명의 승객을 태운 채 동해항에 머물며 북한측의 연락을 기다렸다.

현대는 이날 오후 4시 승객들을 풍악호에 승선시켰으며 오후 7시쯤 선내방송을 통해 출항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현대는 18일 오전까지 북한측의 입항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관광객들을 하선시키고 여행약관에 따라 관광요금의 110%를 지급하는 등 최대한 보상할 방침이다.

풍악호 외에 금강호 봉래호는 북한에 입항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당초 예정대로 각각 18, 19일 동해항을 출발할 예정이다.

현대의 대북사업을 총괄하는 ㈜아산측은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 관계자와 접촉했으나 북측이 입항불허 방침을 고수하고 현대측은 금강산 관광료 송금중단 등 강경 입장을 내비치는 등 협상이 교착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측이 3월말 발생한 현대상선과 북한 선박의 충돌사고 처리를 매듭지을 때까지 풍악호 입항을 불허키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소속 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현대듀크호와 북한 상선 만폭호는 3월31일 인도양 콜롬보 인근 해상에서 측면 충돌, 만폭호가 침몰했으며 북한 선원 39명 중 37명이 실종됐었다.

〈한기흥·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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