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공식 출범…“감독기능 독립성 확보가 열쇠”

입력 1999-01-04 19:59수정 2009-09-24 15:0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파벌싸움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으며 직원들의 업무능력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과감하게 외부 전문인력으로 대체하겠다.”

4일 금융감독원(FSS:Financial Supervisory Service) 창립기념식과 현판식에서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직원들에게 ‘뼈있는 한마디’를 빼놓지 않았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분산된 감독기능을 하나로 묶었기 때문에 일관성있게 종합관리해나가는 일이 쉽지 않지만 사명감을 갖고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간부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앞으로 많이 도와달라”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하위직 직원들은 이원장의 발언에 대해 “아직 짐도 못 옮겼는데 짐 옮길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조직 융화가 급선무〓금감원은 4개 감독기관의 64개 부서를 42개 부서로 통합된 조직. 내부조직도 금융기관별로 하지 않고 △인허가 및 감독 △검사 △제재 △소비자 보호 △일반관리 △감독업무 지원 등 기능별로 6개로 나누었다. 출신별 파벌싸움을 제도적으로 예방하겠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금감원 일각에서는 설립직후 출신기관별 지역별 모임 금지, 분란을 조장하거나 새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 퇴출 등 강경책도 논의되고 있다.

▽역할 분담 제대로 해야〓금감원은 설립 이전부터 금융 감독 및 개혁 관련 기구의 ‘옥상옥(屋上屋)화’ 우려가 일었다. 금감원 상위조직으로 금감위 이외에 공무원이 주축을 이룬 구조개혁기획단, 기획행정실 등이 버티고 있어 지휘계통이 분명치 않고 명확한 역할 분담이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이원장은 이와 관련해 “금감위는 중요한 감독정책에 대해 판단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이고 실제로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은 금감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즉 금감원이 단순한 집행기관이 아니라 정책 입안 기능까지 맡아야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정책입안 기능이 금감위 금감원 등 서너개 기구로 분산돼 효율적인 정책 입안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또 조직 융화를 위해 직원들의 담당 업무를 뒤섞는 과정에서 일부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당분간은 매끄러운 업무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일을 해나가면서 역할 분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기능의 독립과 제도화에 주력해야〓금융계에서는 “작년이 금융부문의 물길을 바꾸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금융 구조조정의 파랑을 가라앉히는 시기”라고 지적한다. 올해는 작년에 이뤄진 금융구조조정의 성과를 제도화시키는 데 주력하라는 주문이다. 금감원도 적기시정제도 및 조기경보제도를 도입하는 등 상시적인 감독체제를 구축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감원의 출범과 더불어 금융감독기능의 독립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원장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감독 검사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일관된 원칙을 적용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과거 외환위기 발생의 원인중 하나가 감독기능이 취약했기 때문”이라며 “금융감독기관이 금융감독정책을 독자적 독립적으로 수립하지 못한다면 제2의 경제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