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나라빚 2002년엔 2백조원 넘어』

  • 입력 1998년 12월 25일 20시 00분


정부가 국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거나 직접 꾸어 쓴 돈이 2002년에는 2백조원을 넘어설 전망이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가부채는 지난해 47조원에서 올해 73조원으로 55.6%나 늘었으며 2002년에는 1백60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한국은행이 25일 추정했다.

여기에 정부가 공공기관에 빚보증한 금액을 합치면 올해 정부가 진 빚은 모두 1백7조원이며 2002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35%에 달하는 2백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는 것.

정부는 빚이 많아지는 과정에서 추가 국채발행을 쉽게 하기 위해 중앙은행인 한은에 국채를 떠안기게 되고 한은은 돈을 찍어내 국채를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화량이 늘어 물가가 오르게 된다.

또 국채발행이 늘면 민간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등이 채권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아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비싼 이자를 물게 된다.

결국 정부의 빚이 많아지면 물가와 금리가 올라 국민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기업을 경영하기가 어려워진다.

한은은 그동안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올해부터 급등해 안정성이 깨지고 있어 국가채무를 줄이는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정부업무의 민간이양 △효과없는 국책사업 축소 △공기업 매각 △정부기금 통폐합 등 재정긴축 노력을 강화하고 국채를 시장원리에 따라 발행 운용하기 위해 한은법상 국채직접인수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제언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GDP대비 국가부채 비율인 50∼70%보다는 여전히 낮지만 그 나라들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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