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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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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내용도 외형경쟁보다는 순익을 중시하는 내실 경영전략에 역점을 두고 적자사업부서를 과감히 퇴출시키는 등 구조조정 강도를 한층 더 높일 방침이다.
5대그룹은 최근 계열사별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현대, 구조조정에 주력〓올한해동안 대규모 대북사업과 함께 기아 아시아자동차 한남투자신탁을 인수하는 등 확장전략을 펼친 현대는 내년도에는 경영목표를 구조조정에 최우선을 두고 수익구조 개선, 핵심사업 육성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올해와 같은 5조2천억원선을 유지하되 핵심업종(자동차 중화학 반도체 금융 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선 투자를 대폭 줄일 방침.
대신 최근 몇년째 왕성하게 벌여온 금융분야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와 함께 5대 주력업종이외의 계열사는 매각 퇴출 지분매각을 통해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 강도를 올해보다 크게 높일 방침.
내년도 매출목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92조원 규모로 책정.
▼삼성, 적자경영 불허〓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는 계열사에 보낸 내년도 사업계획 작성지침에서 적자경영 불허방침을 분명하게 명시했다.
삼성은 이 지침에서 △수익성 제고 △현금흐름 개선 △비용절감 등 3대 경영지침을 토대로 흑자경영에 주력하되 경영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적자계열사는 합병 청산 등을 통해 정리할 방침이다. 투자 1년이 지나서도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업도 퇴출시킬 방침.
이에 따라 적자사업부가 많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삼성전자 가전부문 등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년도 투자를 올해보다 20%가량 줄일 계획이며 이에 따라 신규투자나 새로운 분야의 사업 진출을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라며 “최악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내년도 사업계획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대우, 초긴축 경영〓대우는 김우중(金宇中)회장의 비상경영 지시에 따라 확장전략을 전면 수정, 강도높은 구조조정 작업에 나선다.
이에 따라 △불요불급한 투자 억제 △대대적인 경비절감 △수출확대를 통한 매출증대 △재무구조 개선 등을 내년도 최우선 경영목표로 설정.
내년도 투자는 올해(3조3천억원)보다 20%가량 줄어든 2조6천억원선, 수출은 올해보다 20%가량 늘어난 2백15억달러로 잠정 결정했다.
▼LG, 투자동결〓LG그룹은 내년도 투자는 올해(5조원)수준에서 전면동결하고 자생력이 없는 사업을 과감하게 처분할 방침. 그러나 기존 설비의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매출과 수출목표치는 각각 올해보다 10%가량 높게 잡았다.
▼SK, 책임경영강화〓SK는 책임경영과 고객만족에 그룹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계열사별로 책정한 내년도 경영실적을 내년말에 평가, 목표치에 미달하는 계열사의 경영진을 문책할 방침. 이와 함께 고객만족조사에서 수준이하로 평가되는 제품에 한해서는 ‘SK’브랜드 사용을 중단할 계획.
〈이희성·이명재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