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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9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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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대우전자가 30%의 지분으로 참여한 이 모니터 업체는 내수판매를 맡은 중국 에이전트가 발을 빼면서 처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판로가 막히자 가동률은 하루 50대를 겨우 생산할 정도로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한때 1천2백80%.
중국 파트너는 결국 지난해 9월 대우측이 증자를 통해 지분을 50%로 늘리고 ‘대우식’ 경영기법을 도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대우전자가 보낸‘해결사’가 현재 2백여 임직원중 유일한 본사 파견직원인 정해운(鄭海雲) 부장. 수교 직후부터 6년여동안 현지 경험을 쌓은 정부장은 판매 에이전트와의 관계를 청산한 뒤 시 세무당국 등을 돌아다니며 ‘관시(關係)’를 맺어나갔다.
공장내에선 사무실 칸막이부터 치웠다. 칸막이가 걷히자 부서간 업무장벽이 급속도로 허물어졌고 조직의 일체감이 살아났다. 감각이 뛰어난 공장 직원들을 선발,영업훈련을 시켰다. 목표량을 달성할 경우 보너스를 지급하는 성과급 작전으로 ‘만만디’에 젖은 직원들의 타성을 깨나갔다.
대우의 ‘세계경영 네트워크’이 정부장을 뒤에서 지원했다. 본사가 유럽 동남아 등에서 바이어를 발굴하면 웨이하이 공장은 밤새 라인을 돌려 주문물량을 맞췄다. 1일 50대였던 생산량이 1천5백대까지 늘어났다.
공장 직원까지 영업전선에 보내는 극약처방 덕택에 라인을 풀가동, 올해 생산목표 70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이달 말 2기 라인이 준공돼 내년 생산량은 1백50만대로 늘어난다.
정부장의 당면 목표는 중국 모니터 내수시장 점유율 10% 달성. 동남아 외환위기로 수출이 암초를 맞자 내수비중을 비약적으로 늘리려는 구상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