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구조개편 3단계방안]재벌 사실상 해체 강력추진

  • 입력 1998년 10월 16일 19시 32분


금융감독위원회는 5대 그룹의 계열사 구조를 주력기업 위주로 개편하기 위한 3단계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정부가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구조를 사실상 해체하기 위한 시나리오로 풀이된다.

금감위는 16일 5대 그룹 계열구조를 1단계로 업종별로 수직독립화하고 2단계로 업종내 독립기업화한 뒤 3단계로 외국과의 합작 등을 통해 주력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엄밀한 의미에서 재벌 해체로 볼 수는 없지만 계열사간의 부당한 횡적 결합을 금지, 재벌오너의 경영권 행사가 제한되고 한계기업 퇴출이 촉진돼 사실상 과거와 같은 의미의 재벌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감위가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 자료에 따르면 1단계인 업종별 수직독립화는 재벌이 수많은 업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을 1∼4개 업종에 주력토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종(異種)업종간 자금지원 및 상호지급보증과 부당내부거래를 해소하고 이종 업종 자회사간 출자지원 해소 등을 추진키로 했다.

2단계인 업종내 독립기업화는 재벌이 정한 주력업종에 속하는 계열사들의 연계고리를 차단해 독립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일업종 내 계열사간의 자금지원과 상호지보를 해소하고 비주력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3단계는 선정된 주력기업이 외국과 합작하거나 경쟁력 없는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 국제경쟁력을 갖춘 독립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금감위는 이같은 계열구조 개편을 채권금융기관이 주축이 돼 그룹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일환으로 추진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위는 이같은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계열사 상호지보 해소방안과 원칙을 곧 마련해 제시키로 했다.

금감위는 단계별 추진 일정을 밝히지 않았으나 올해 1단계 작업에 착수해 2002년까지 3단계 작업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5대 재벌 계열사들의 상호지보 해소방안으로는 △대주주 자금지원 유도 △보증기간 만기 후 새로운 보증처 확보 △추가 담보 설정 △외자유치 후 부채상환 △축소경영 유도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금감위는 또 5대 그룹의 반도체 발전설비 등 7개 중복사업 구조조정안을 11월말까지 이들 그룹과 주채권은행이 자율 협의해 마련토록 유도하되 뚜렷한 이유없이 합의에 실패하면 채권금융기관 주도로 한계 계열사 및 사업부문의 매각 또는 정리, 여신 중단, 보증채무 이행청구 등의 워크아웃조치와 가압류 경매 등 채권보전조치를 병행 추진키로 했다.

한편 금감위는 6대 이하 그룹과 중견기업의 워크아웃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주주에게 일정 시점에 일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바이백 옵션)를 주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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