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이 안들어온다…8월 직접투자 격감 4억달러 그쳐

  • 입력 1998년 9월 7일 19시 13분


올해 들어 매달 꾸준히 늘어왔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8월에 처음으로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고 9월 이후에도 증가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설정한 올해 1백억달러 외자유치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수출이 4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외자유치마저 급감, 정부가 강조해온 경제회생의 두 축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것.

특히 외자유치를 촉진하기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드는데 시간이 걸려 11월 중순에나 시행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외자유치 환경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7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8월중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은 7월의 3분의 1 수준인 4억1천만달러(신고액 기준)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달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감소폭은 무려 66.8%에 이른다.

외국인 투자는 1월의 1억3천만달러에서 계속 늘어 7월에는 12억3천5백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의 대폭감소로 올들어 8월말까지의 누계액은 41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에다 앞으로 투자유치 증가요인이 별로 없어 연간 1백억달러 유치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작년실적(69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주춤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자체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점도 있지만 이처럼 국내적인 요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국내 기업들은 장부가를 기준으로 매각 희망대금을 제시하는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래가치를 중시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의 현대자동차 사태로 불거진 정리해고 문제의 변칙적 처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신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풀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올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달 15억달러 가량을 유치해야 하는데 현재의 여건에서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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