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손길승-최태원 투톱체제 출범

입력 1998-09-01 19:50수정 2009-09-25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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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종현(崔鍾賢)회장의 타계로 공석이 된 SK그룹의 회장에 전문경영인 출신인 손길승(孫吉丞·57)SK텔레콤회장이 추대됐다.

SK그룹은 1일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손회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이에 앞서 그룹은 SK텔레콤 부회장인 손씨를 대표이사 회장, 최회장의 장남인 최태원(崔泰源·38)SK㈜ 부사장을 SK㈜회장, 창업주인 고 최종건(崔鍾建)회장의 장남 최윤원(崔胤源·48)SK케미칼 부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SK그룹은 오너집안을 대표한 최회장과 전문경영인을 대표한 손회장 두사람의 ‘쌍두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SK그룹의 이같은 새 경영체제는 재벌총수의 타계 이후 직계 가족이 최고 경영권을 승계해온 이제까지 관례를 벗어나 최초로 전문경영인이 주요 그룹을 대표하는 ‘실세’회장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손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종현회장의 뒤를 이어 내가 그룹을 총괄하고 대외적으로 대표한다”며 “그러나 최태원회장이 당분간 그룹내 경영에 주력하면서 빠른 시일내 회장 역할을 승계하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밝혔다.

최태원회장도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의 파트너십을 강조한 선친의 뜻에 따라 지금같은 어려운 환경에서는 전문경영인이 SK그룹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며 “구조조정 등 그룹내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대주주 대표로서 손회장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 최회장과 함께 30여년간 그룹경영을 이끌어온 손회장이 최회장의 후견인으로서 ‘당분간’ 회장직을 수행하고 최태원회장이 좀더 성숙하면 회장직을 승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와 같은 경제난국에서 30대 나이로 기업경영 경험이 적은 최회장이 전면에 나서는데 대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배려로 풀이된다.

최태원회장이 언제 그룹의 명실상부한 총수로 나설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최회장 자신도 “대주주로서가 아니라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최회장이 그동안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았고 그룹의 주요업무와 구조조정에도 깊이 관여해온 점을 들어 그 기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주위에선 관측.

최씨일가의 장자(長子)인 최윤원회장은 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 보다 형제들간의 구심점으로서 단합을 강조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SK관계자는 설명했다.

손―최 두 회장의 새체제 출범에도 불구하고 SK그룹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회장은 “계열사 사장들에게 맡겨두는 고 최종현회장의 경영방침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며 당분간 사장단 인사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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