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국민과의 대화]경제난 타개 기본 방향

  • 입력 1998년 5월 11일 07시 4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올 한해 국민 각계가 고통을 감내해줄 것을 호소했다.

언제쯤 우리의 경제가 좋아지고 경기가 회복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김대통령은 “금단현상을 견디는 심정으로 고통분담을 참아내면 내년에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극복하고 2000년에 다시 도약한 뒤 2001년, 2002년에 선진국으로 재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고통을 참아내지 못하면 10년 더 고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외환문제는 파국을 넘겼을 뿐이고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으며 쉽게 끝날 위기도 아니다”며 위기 불감증을 경계했다.

위기극복의 핵심대책으로 ‘외국인 투자와 수출’을 거듭 강조하고 이를 위해 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여러차례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경제정책의 최우선순위를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데 두겠다”며 “과거처럼 경제개혁을 떠들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금융기관과 대기업을 개혁하고 공기업이 안일한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이달말까지는 도태시킬 기업을, 내달말까지는 도태시킬 은행을 골라낸 뒤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민족경제, 국민경제 시대는 끝났다. 외국인이 국내에 설립한 기업은 우리 것”이라며 외국인의 국내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함을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회계의 투명성과 구조조정에 앞장서는 기업, 외국기업의 정리해고를 수용하는 노동자, 시급한 경제현안을 처리하는 안정된 정치가 외자유치의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외자유치를 위해 이들 세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는 외국인들이 국내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우리 입장에서 빚이 아니며 원금상환에 쫓기지도 않는다는 설명.

김대통령은 “수출은 금수출분을 감안하더라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최소한 2백5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을 설립하고 공장을 짓는 외국인 직접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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