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2월말까지 외국은행을 포함한 제삼자에게 공개매각키로 최종 결정하고 이달중에 감자(減資) 및 현물출자 절차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이 경우 제일은행은 시티은행,서울은행은 체이스맨해튼 은행 등 미국계 대형은행에 단독 인수되거나 외국은행―국내대기업 합작형태로 인수될 전망이다.
재정경제원은 2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서울, 제일은행의 처리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이달초 두 은행에 대해 감자를 명령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에서 현물출자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현물출자가 끝나면 2월중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이들 은행의 정부출자지분을 공개매각하기로 했다.
재경원은 감자비율과 방법, 현물출자규모 산정, 공개매각 방식 등을 결정하기 위해 3일 외국의 관련분야 전문가와 변호사, 공인회계사, 은행감독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재경원은 두 은행에 대한 정부지원이 국민부담으로 이뤄지는 만큼 기존주주에 대해 부실경영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감자방법은 주식소각과 병합, 주식의 액면가를 줄이는 세가지 방법중 주식병합이 채택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병합은 예를 들어 5주나 10주를 한 주로 합치는 것으로 기존주주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 경우 기존의 대주주는 물론 소액주주들도 재산상 손실을 입게 된다.
재경원은 또 기존 자본금의 일부를 소각,주당 가격을 액면가 수준으로 높인 후 액면가로 출자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주식수가 줄어 외국자본의 인수가 훨씬 쉬워진다.
현재 많은 외국계 은행들이 인수를 전제로 시장조사에 나섰으나 업계에서는 제일은행의 경우 미국 시티은행, 서울은행은 미국 체이스맨해튼 은행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표(金振杓) 재경원 은행보험심의관은 현물출자 규모에 대해 『당초 정부가 한 은행에 1조1천8백억원씩 출자, 정부지분을 50% 이상 늘리기로 했으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기 위해 출자규모가 각각 2천억∼3천억원 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