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이 전격적으로 쌍용자동차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6일 재계는 대우그룹의 자금여력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4대 그룹 중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온 데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금 상환압력은 대기업에도 예외가 없었기 때문.
이런 의구심은 8일 최종 합의된 인수조건, 즉 대우측이 쌍용자동차 지분 53.5%를 인수하는 대신 쌍용의 부채 3조4천억원중 2조원을 떠맡기로 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인수는 이달 중으로 예정된 인수 당일 시장 주가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쌍용자동차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주당 4천5백원선이 될 전망. 이 경우 1천4백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채권금융단이 대우에 운영자금조로 최고 1천5백억원을 협조융자하기 때문에 대우측으로서는 인수자금 조달에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2조원의 채무분담액도 10년거치 조건이 붙어 있다. 2조원에 대한 이자는 매달 갚아야 하지만 우대금리가 적용되므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대우측은 밝혔다.
그러나 이번 쌍용차 인수는 대우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우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4대 그룹 중 삼성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부채비율(지난 4월기준 340%)을 기록중이지만 해외차입금을 감안하면 훨씬 재무구조가 악화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쌍용차 인수부담은 크지 않지만 「대우 해외판매망을 통한 쌍용차 수출」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래정기자〉